[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증권업계가 3년째 구조조정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증권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인수합병(M&A) 여파로 올해도 구조조정 바람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62개사) 임직원 수는 지난 2012년 9월 말 4만3091명에서 ▲2013년 9월말 4만1222명 ▲2014년 9월말 3만7026명 등으로 불과 2년 사이에 6000명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합병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을 비롯해 대신증권과 HMC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다수 대형증권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계열 하이투자증권도 지난 28일 임직원 25%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극심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지점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매각 작업이 추진되는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아이엠투자증권 직원들을 개별 접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인수·합병 이슈가 없는 증권사들의 경우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증권사들이 대부분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투자자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주식거래 대금도 약간 증가했다”며 “위탁매매 수수료와 관련된 증권사 수익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은 바닥을 쳤다는 생각이 든다”며 “올해는 예년처럼 대폭적인 인원감축이나 지점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업무 역량을 키워 수익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해 거래대금과 회전율이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 위탁매매 부문의 위축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증권업계의 수입원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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