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 향상된 간편결제 서비스 등장에 신용카드 이용 축소
국내 총 43개사가 50여종의 간편결제서비스 제공
카드사, NFC 및 간편결제업체 제휴 확대해야

사진=연합뉴스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으로 지급결제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용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업체와의 제휴 확대로 신용카드 비중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상반기 세미나에서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과 카드사의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간편결제란 신용카드 등 결제정보를 모바일기기 등 전자적 장치에 미리 등록하고 생체인증, 간편 비밀번호 등 간편한 인증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금융위기 이후 핀테크 혁신으로 지급결제 관련 법령에서 규율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의미하며 대체결제 서비스(alternative payment service)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총 43개사가 50여종의 간편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은행이 7개사 11종, 카드사 8개사 9종, 결제대행사 26개사 28종, 단말기제조사 2개사 2종 등이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간편결제 가입자는 약 1억7000만명, 이용금액은 80조145억원, 이용 건수는 23억7700만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 배경에는 지급카드, 계좌이체 등의 전자지급결제수단을 통한 비현금거래가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핀테크 기술의 출현과 편리한 결제수단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대체결제수단이 크게 주목받았던 영향이 컸다.

이런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은 기존의 카드 등 전자지급결제수단의 축소로 이어졌다. 특히 전자상거래 내 대체결제수단의 비중은 전 세계적으로 40%에 육박하면서 카드, 계좌이체 등 기존의 전자지급결제 수단을 빠르게 대체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의 전자상거래 내 결제수단 비중은 카드 41%, 대체결제수단 39%, 계좌이체 14%, 현금 7%의 순이었다.

대체결제수단의 비중이 늘어난 데는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인터넷과 모바일 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관련 서비스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기기로 빠르게 전환해 금융산업에 전반적인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지급결제시장의 생태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회사가 서비스 가치사슬의 핵심 위치에 있고 정보기술(IT) 기업은 보조역할을 했었지만 현재는 간편결제 플랫폼 제공업자인 IT기업이 가치사슬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중 계좌기반 결제서비스의 확산은 특히 은행계 체크카드의 시장점유율을 약화시키고 가맹점이 수수료 절감을 위해 한 번의 로그인으로 모든 은행의 자기계좌에서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PISP 결제를 유도할 개연성이 높아 신용카드 이용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 간편결제 서비스에 소액 신용공여 기능이 추가되면 신용카드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이에 대해 카드사가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업체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그 영향력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을 구분해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박 실장은 “오프라인 시장의 경우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방식의 보급확산을 통해 주도권을 유지하고 온라인 시장에서는 간편결제 서비스업체와의 제휴 확대로 신용카드 비중을 늘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카드발급·전표매입 업무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어 계좌기반 결제서비스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좌기반 결제서비스 등 다양한 지급결제방식의 등장은 신용카드 이용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카드업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면서 “지급결제시장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했던 위상이 계속적으로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간편결제 서비스 등장 이후 비교적 단순했던 지급결제 방식의 선택이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고객의 입장에서 좀 더 편리한 결제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며 현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급속한 성장에 보안관리와 감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실제로 간편결제 이용이 늘어남에 따라 보안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임형진 금융보안원 팀장은 “다양한 인증방식들이 적용되고 있지만 정교한 악성코드를 통한 공격방식들에는 여전히 논리적인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서비스의 모든 단계에 대한 면밀한 보안대책이 요구되며 간편결제에 특화된 보안강화 정책 또는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이상금융거래탐지 등에 대한 공유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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