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손실 445억원, 매년 적자 폭 확대에 ‘근심’
대규모 개편 후 일부 고객에 현금 지급…각종 이벤트 봇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3월 28일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민아 기자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던 토스가 고객 모시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현금 지급과 각종 이벤트를 쏟아내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이벤트는 토스 고객에게 ‘새로워진 토스에서 OOO님에게 2000원을 입금했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링크가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메시지를 수신한 고객은 링크를 클릭해 토스 앱에 접속하면 ‘토스팀’으로부터 2000원이 입금됐다는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메시지를 받은 A씨는 “토스에 가입만 하고 앱도 오래전에 삭제했는데 갑자기 이런 문자가 와서 스팸 문자인 줄 알았다”며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어서 무슨 기준으로 줬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이벤트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대규모 개편 이후 한 번도 앱에 접속한 내역이 없는 고객 중 일부를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다”며 “정확히 몇 명에게 어떤 기준으로 지급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벤트뿐만 아니라 최근 토스는 각종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1일 브랜드 로고 개편과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이후 이벤트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1일 토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행운 퀴즈’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토스 측에 따르면 행운 퀴즈는 토스 회원이 직접 상금을 걸고 퀴즈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해 진행됐던 행운상자 이벤트에서 아이디어를 따 기획됐다. 행운상자는 간단한 미션 수행 후 획득한 상자를 열어 100% 당첨 랜덤 혜택을 얻는 형태로 진행된 바 있다.

당시 이벤트가 진행될 때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 ‘토스 행운 퀴즈’ 검색어가 상위권에 랭크돼 상당한 홍보 효과를 얻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3월에는 송금지원금 9만원을 증정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송금지원금은 아직 가입하지 않은 지인 1명당 3000원, 최대 30명에 총 9만원을 송금할 수 있다. 지원금은 문자로 송금되고 지인에게 소개하면 3000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토스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토스 송금지원금’을 검색하게 한 뒤 정답을 찾게 만드는 퀴즈를 진행해 한때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토스가 일부 고객에게 토스머니 2000원을 지급하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사진=김민아 기자

문제는 토스가 지속적인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현금 지급 이벤트가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의 작년 영업수익은 전년(206억원)보다 166.24% 급등한 5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적자 역시 증가했다. 지난해 순손실은 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4% 증가했다.

올해로 설립 6년차를 맞은 비바리퍼블리카는 ▲2016년 226억원 ▲2017년 391억원 등으로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미처리결손금도 ▲2016년 257억원 ▲2017년 646억원 ▲2018년 1091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적자는 늘었지만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로 필요한 자본금은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3월 말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 예비인가를 통과하면 1000억원 자본금 규모의 준비법인을 설립하고 본인가 통과 후 영업을 시작할 때 2500억원 자본금 규모의 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스는 토스 뱅크 지분 60.8%를 차지해 적지 않은 자본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의 최소 자본금으로는 250억원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은행 사업을 벌이려면 수년 안에 1조원이 넘는 자본금이 필요하다.

또 지난해 말 밝힌 신규 증권사 설립을 통한 증권업 진출도 예정돼 있다. 토스에 대해 자본금을 조달할 여력이 되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반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자신만만하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에만 13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초기 자금을 충분히 확보했다”며 “전 세계 투자 시장이나 토스의 위상을 봤을 때 자본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본 유치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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