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CFO 체포 및 보안 논란 등 미국 견제 확대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한 화웨이 장비 선정…“보안검증 철저히”

중국 베이징 화웨이 매장. 사진=연합뉴스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거센 가운데 해당 5G 장비를 이용하는 LG유플러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일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CFO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현지에서 체포됐다. 미국의 대이란제재를 위반하고 이란에 통신장비를 공급하려 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멍 부회장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딸로 차기 화웨이를 이끌어갈 유력한 후계자로 점쳐지는 인물이다.

11일(현지시각) 멍 부회장은 1000만캐나다달러(84억5000만원) 상당의 보석금을 내고 전자발찌를 통한 24시간 감시, 여권 압수 등을 조건으로 석방됐다.

캐나다 법원은 멍 부회장의 미국 인도를 위한 심리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2월 6일 법정 출석까지 멍 부회장은 사실상 캐나다에 억류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조치를 놓고 향후 5G 상용화를 앞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기술력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시장 점유율 28%로 1위를 차지했다. 에릭슨(27%), 노키아(23%), ZTE(13%) 등이 뒤를 이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입지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0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화웨이는 지난해 1억5300만대를 판매해 삼성전자(21.1%)와 애플(14.3%)에 이어 3위(10.1%)에 자리했다. 올 2분기에는 애플을 제치고 시장 내 2위에 안착하기도 했다.

화웨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점차 커지는 추세지만 미국에서는 상황이 반대다. 2012년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 제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화웨이 네트워크가 중국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자국에서 해당 통신장비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8월부터는 정부 기관의 화웨이 제품 사용 역시 금지했고 최근에는 주요 동맹국에도 자국 방침에 동참에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호주, 뉴질랜드 정부 등은 화웨이 장비의 시장 퇴출을 선언했다. 일본 역시 정부 부처와 자위대가 사용하는 통신장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했다.

사진=LG유플러스

해당 장비를 도입한 영국은 3G·4G망용 화웨이 장비를 2년 이내 퇴출하고 이동통신을 비롯한 모든 통신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퇴출하겠다고 전했다.

연이은 악재로 화웨이의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화웨이 장비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5G 장비를 선정한 LGU+도 덩달아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5G 이통서비스 출시에 앞서 국내에서도 한 차례 화웨이 보안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 유출 및 해킹 등에 대한 거센 반발에 부담을 느낀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 장비 선정을 고사했지만 LGU+는 4G에 이어 5G에서도 해당 장비를 유일하게 채택했다.

당시 LGU+는 화웨이 장비가 3.5GHz 대역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졌고 타사 대비 30%가량 저렴해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또한 4G와 서비스 연동을 위해서는 화웨이를 온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장비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LGU+는 수도권과 대전 등 지역에 4133개의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내년 3월까지 전국에 3만여개 기지국이 추가로 설치된다.

이른바 ‘화웨이 사태’의 불똥을 맞은 LGU+는 관련 보안검증을 철저히 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LGU+ 관계자는 “현재 화웨이에서 5G 장비에 대한 CC(공통평가기준)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며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보안검증에 만전을 기하고 필요하다면 화웨이와 협의해 소스코드를 검증하는 과정도 거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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