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 수준의 획득 확률…무료 상자는 0.0064%
랜덤박스 외엔 아이템 획득 방법 전무
이벤트 패스 구입 강요 논란

사진=펍지 주식회사
펍지 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높은 진입장벽과 잦은 버그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은 채 유료 확률아이템 출시와 같은 돈 벌이에만 집중하면서 많은 유저들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틀로얄을 표방한 경쟁작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편집자 주>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초기와 다른 ‘사행성’ 행보를 보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치장성 아이템에 한정된다고 하지만 랜덤 상자를 통해서만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데다, ‘뽑기’ 확률이 극악으로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유료 다운로드컨텐츠(DLC)까지 현실적이지 않은 습득 조건 등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의 문제점은 개선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돈벌이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몰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펍지 주식회사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옷 스킨 상자 ‘데스페라도 상자(Desperado Crate)’와 ‘피버 상자(Fever Crate)’ 무기 스킨 상자인 ‘트라이엄프 상자(Triumph Crate)’ 등 3가지의 유료 아이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상자들은 게임 내 재화인 배틀포인트(BP)를 통해 구입이 가능하지만 유료 아이템인 ‘얼리버드 키’를 통해서만 열 수 있다.

문제는 유료로 구입한 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것이다. 실제 트라이엄프와 데스페라도, 피버 상자에서 가장 얻기 힘든 아이템의 획득 확률은 0.16%로 1%가 채 되지 않는다.

‘래이더 상자(Raider crate)’와 바이커 상자(Biker Crate), ‘밀리티어 상자(Militia Crate) 등 무료로 제공되는 상자도 있지만 가치 있는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각각 0.0064%, 0.01%, 0.0064% 등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사실상 획득이 불가능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가 구입 시 돈을 내야 하는 패키지 게임임을 감안한다면 정도가 과하다”며 “블리자드 사의 오버워치나 라이엇 사의 리그오브레전드가 원하는 아이템을 일정 부분 게임 내 재화나 사이버머니를 통해 구입할 수 있도록 열어 놓은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획득 확률도 현실적이지 못하고, 사행성을 조장하는 느낌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뽑기’ 외에는 아이템을 획득할 방법이 전무하다 보니 이용자들에게 랜덤박스가 강요될 우려가 크다. 과거 얼리 엑세스 단계에선 필드에서 치장성 아이템을 주워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정식 버전 이후에는 서버 안정화 명목으로 모두 없앤 상태다.

펍지 주식회사의 ‘돈 벌이’ 행보는 최근 진행한 ‘사녹 이벤트 패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사녹 이벤트 패스는 신규맵 ‘사녹’을 업데이트 기념으로 진행한 이벤트로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진행할 수 있지만 ‘이벤트 패스’ 아이템을 유료로 구입하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벤트 패스 판매를 위해 일부러 미구입자들은 이벤트 완료가 힘들도록 만들어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또 초기에는 유료로 이벤트 패스를 구입한 유저들에게도 현실적이지 않은 조건을 내걸면서 사실상 아이템 획득이 불가능 했다.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모든 유저에게 무료로 기회를 부여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배틀그라운드를 이용하는 한 유저는 “일반 미션의 경우 이벤트 패스에 비해 경험치량이 낮아 최대 레벨인 20레벨까지 올리면서 아이템을 받을 경우 하루에 최소 6시간씩 이벤트 종료일 직전까지 매일 게임을 해야 된다”며 “이는 결국 이벤트 패스 구입을 유도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펍지 주식회사가 하루 빨리 각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시 1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버그가 발생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유료 아이템 등 수익성만 무리하게 추구한다는 주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행성에 지친 국내 유저들에게 있어서 배틀그라운드는 ‘갓겜’으로 칭송받을 만큼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유저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돈벌이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직까지도 게임 진행에 있어서 유저들은 각종 버그와 불법 프로그램 난무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은 채 수익성 확보에만 공을 들인다면 몰락의 길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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