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새가 웃을 때, 첨단이 미감을 자아낼 때 [마이케나스]

예술 협업 새 기준 제시한 LG-구겐하임 MMCA 서울박스에 몰입형 공간 조성  프리즈서울로 말미맘은 명작의 재해석 지속성과 공공성 갖춘 민간 공연장의 모범 기술로 예술의 미래 설계하겠다는 선언

2025-05-09     김영재 기자
사진=LG그룹 그래픽=김영재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에 빗대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직접 취재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1995년 1월 1일, 대한민국 아침 신문 하단에 붉은 원형의 낯선 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일 마크 같기도 하고, 붉게 상기된 얼굴이 윙크를 보내는 듯한 도형 아래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 한 줄만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누구의 것도 아닌 듯 등장한 이 상징은 사흘 뒤, “럭키금성이 LG로 바뀝니다”라는 선언과 함께 그 정체를 밝혔다.

기업의 이름만이 아니라, 얼굴도 바뀌는 순간이었다.

LG그룹이하 LG이 내세운 ‘미래의 얼굴’은 단지 시각적 아이덴티티가 아니었다. 신라 시대 얼굴무늬 수막새 기와에 새겨진 미소에서 영감받아 태어난 이 상징은, 인간을 중심에 둔 경영 이념을 시각화한 결과물이었다.

‘세계·미래·젊음·인간·기술’이라는 다섯 가치가 농축된 마크 속에서 LG는 그 철학을 말없이 전하고자 했다. 미소 띤 눈 하나는 집중과 환대, 곡선의 여백은 유연함과 창조성을 뜻했고, 무엇보다 그 안에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러한 철학은 창업주 구인회의 어록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 기업도 사회를 떠나 존재할 수 없다. 이런 믿음 아래 LG는 단순히 자본의 축적만이 아닌 “사회의 복리를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서는 나라의 백년대계에 보탬이 되는” 기업의 역할을 오래도록 고민해 왔다.

바로 그 연장선에서, LG의 문화·예술 후원은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시대를 밝히는 사회적 미소의 또 다른 형태로 자리 잡았다.

“그런 기업만이 영속적으로 대성할 수 있는 기라.”

락희화학으로 시작된 1947년의 첫걸음 이후, LG는 문화·예술, 과학 기술, 환경과 복지에 이르기까지 공익의 무대를 넓혀 왔다. 기술의 진보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공백을 예술의 언어로 메워 온 이들의 행보는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와 ‘인간 존중의 경영’이라는 이념이 구호가 아닌 실천임을 증명한다.

기업의 얼굴에서 시작된 미소는 이제 박물관 속의 울림과 무대 위의 감동으로 살아 있다.

◆예술이 된 기술, 구겐하임을 밝히다

LG의 미소는 이제 세계적 미술관과의 깊은 협력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그 대표적인 무대가 바로 LG와 구겐하임미술관이 손잡고 펼치는 LG구겐하임아트앤드테크놀로지이니셔티브LG Guggenheim Art & Technology Initiative다. 이 이니셔티브는 기술과 예술이 만나 새로운 창조성과 혁신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점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구겐하임미술관은 메트로폴리탄미술관The Met,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함께 미국 뉴욕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세계적 명소다. 연간 110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이자 2019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양측은 기술과 예술이라는 각자의 영역에서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에 걸친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주)LG는 국제 예술상 LG구겐하임어워드를 제정했다.

솔로몬R.구겐하임재단이 주관하는 이 상은 매년 1명씩 기술 기반 예술 분야에서 획기적 업적을 이룬 아티스트를 선정해 조건 없는 상금 10만달러를 수여하며, 국제적 명망을 가진 미술관장과 큐레이터, 예술 전문가가 심사에 참여한다. 

제1회 수상자인 스테파니 딘킨스는 인공지능이하 AI이 학습하는 정보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디지털 시대의 가치인 정의와 균형을 중심으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2회 수상자인 슈리칭은 넷 아트Net Art의 선구자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허무는 도전적 작품 활동으로 인정받았다.

김아영 작가. 사진=LG그룹

그리고 올해 3회 수상자로는 대한민국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이 선정됐다. 작가는 AI와 가상현실VR을 결합해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경험과 사회적 이슈를 탐구, LG의 가치인 인간 중심의 기술 철학과 깊은 공명을 이뤘다.

김 작가는 “예술가가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기술에 잠재된 가능성을 탐구하고 가장 직관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예술가들이 이러한 예술 담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G와 구겐하임미술관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리엣 웨스터만 구겐하임미술관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을 활용한 예술적 실험뿐 아니라, 기술 자체에 대한 비판적 탐구를 시도하는 창작 활동까지 모두가 이 상의 심사 기준임을 강조했다.

2027년까지 2명의 수상자가 추가로 선정될 예정이다.

한편, LG구겐하임어워드는 국제 예술상 가운데 이례적으로 미술관과 후원 기업의 이름이 나란히 병기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미술관의 권위와 기업의 혁신성이 함께 부각된 이 명칭은 예술과 산업 간의 긴밀한 협력 구조를 상징하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와 구겐하임의 협력은 단순히 상을 수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LG전자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기술 기반 예술을 연구하고 큐레이션 하는 전담 학예연구직인 LG전자협력큐레이터LG Electronics Associate Curator를 신설해 예술과 기술 융합의 학술적 탐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노암 시걸 박사가 선임돼 기술과 예술의 상호 작용에 관한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LG는 구겐하임미술관과의 협약 과정에서 임직원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이에 따라 LG 임직원들은 뉴욕을 비롯해 빌바오, 베네치아, 아부다비까지 구겐하임미술관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받게 됐다.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추구하는 LG의 브랜드 철학과 맞물려 임직원 개개인의 심미적 감수성과 창의적 사고를 증진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 기대된다.

구겐하임미술관 외벽에 LG구겐하임아트앤드테크놀로지이니셔티브 발족을 알리는 프로젝션 매핑이 적용돼 있다. 사진=LG그룹

LG디스플레이는 구겐하임미술관의 젊은예술후원자협회YCC·Young Collectors Council 파티를 후원하며 해당 젊은 전문가들이 신기술과 현대 미술의 결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2023년부터 이 파티에서는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이하 OLED 기술과 젊은 아티스트의 창의적인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파라 알 카시미Farah Al Qasimi·2023 ▲레이첼 로신Rachel Rossin·2024 ▲라주네 맥밀리언LaJuné McMillian·2025 등 시대를 선도하는 신예 아티스트가 LG OLED의 지원 아래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창조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LG는 기술과 예술이 상호 영감을 주며 발전하는 관계임을 강조하고, 기업의 기술력이 단지 산업적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예술적 창의성과 결합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기업의 미소에서 시작된 LG의 철학이 문화·예술 후원을 통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다.

파트너십 5년 차를 맞는 2027년에는 ‘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대형 전시가 예정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아트프로젝트

그 미소가 향한 곳은 바다 건너 뉴욕만이 아니었다. LG전자는 자사의 기술력과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또 하나의 무대로 서울 중심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MMCA과도 손을 맞잡았다.

MMCA X LG OLED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올해 새롭게 출범한 이 전시는 서울박스에서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장소 특정적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협업 프로그램이다. LG전자는 2027년까지 3년간 전시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 사진=남궁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위치한 이 공간은 층고가 16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개방형 공간. 관람객이 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전시의 관문이자 상징이다. 

시리즈 첫 번째 작가로는 작가 추수TZUSOO가 이름을 올렸다. 작가는 사이버 생태계와 현실 세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권과 정체성 등 동시대의 복합적 이슈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아 왔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추수의 작업은 이번 시리즈의 핵심 가치인 창발성과 혁신성을 완벽히 구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시대 현대 미술의 융합과 실험성을 웅변할 이번 프로젝트가 예술과 인간, 첨단 기술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LG OLED 아트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예술 장르와 협업을 이어 가며 OLED TV가 단순 디스플레이를 넘어 예술의 일부로 기능할 수 있음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또한 회사는 앞서 세계적 아트 페어 프리즈Frieze의 글로벌 파트너로도 참여해 왔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업은 그 활동이 한국 미술계 안에서도 본격화된다는 점이 상징적 행보로 해석된다.

오혜원 LG전자 MS경험마케팅상무는 “이 시리즈는 기술이 예술 표현을 어떻게 증폭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혁신적 도약이다. 몰입형 감각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즈서울에 걸린 한국 추상의 얼굴들

2023년 LG전자는 전자 업계 최초로 프리즈서울의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가하며, 그해 전시장에서 한국 추상 미술의 거장 김환기의 대표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비롯한 원화 12점과 작가 작품을 디지털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한 신작 5점을 선보였다.

당시 LG전자 관계자는 “기회가 된다면 김환기 선생님의 작품으로 프리즈서울을 시작하고 싶었다”며 “선생님은 우리나라 추상화와 단색화의 대표 작가로, 계속 활동하셨다면 미디어 아트 역시 선도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LG전자가 프리즈와 처음 호흡을 맞춘 건 프리즈서울이 공식 출범하기 1년 전인 2021년이다. 프리즈런던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작가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OLED TV로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2022년에는 프리즈서울에서 아니시 카푸어와의 공동 작업물을 선보였다.

‘서세옥 X LG OLED: 서도호가 그리고 서을호가 짓다’전 전경. 사진=LG전자

2024년 LG전자는 다시 한번 프리즈서울에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가, 이번에는 수묵 추상의 거장으로 불리는 서세옥 화백의 예술 세계를 주제로 그 아들인 서도호 작가와 서을호 건축가 형제가 함께한 협업 전시로 부스를 꾸몄다.

전시 제목은 ‘서세옥 X LG OLED: 서도호가 그리고 서을호가 짓다’. 아버지의 철학과 미감을 두 아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해석한 이 작업은 유례없는 3세대 예술가의 공동 창작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LG OLED 아트프로젝트는 글로벌 아트 페어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 창작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아트 신진작가 공모전 ‘빛과 인간을 담아내다’다.

구기정 작가의 ‘매크로 하이브리드 풍경’, 류성실 작가의 ‘불을 사냥하는 사람들’, 보비스투스튜디오의 ‘콘크리트 오페라’ ‘콘크리트 오페라_테라스’, 소프트매러즈의 ‘태양의 파빌리온’, 염인화 작가의 ‘디바 스펙트라’가 LG아트센터 서울 2층 아트라운지에서 무료 전시로 공개됐다.

LG전자는 LG아트센터 서울과 함께 전시 공동 주최자로 참여해 5개 팀에 각 3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했으며, 전시 공간 구성과 OLED TV 장비 운용에도 협력했다. 

◆연암의 질문에서 시작되다

LG 문화·예술 후원의 뿌리는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이 남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물었다.

“돈을 벌기만 했는데, 사회에 기여하려면 무슨 방면에 쓰면 좋을까?” 그 질문은 단순한 화제가 아니었다. 향후 LG식 공익사업의 방향성을 좌우한 물음이 됐다.

큰아들 구자경 회장이 농촌 지도자를 양성하고 싶다며 문화 재단 설립 의사를 밝히자 구인회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간 조언을 남겼다. “농촌 지도자도 좋지만, 공업으로 나라를 일으키는 마당에 그 방면의 교수나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도 시급한 게 아이가? 명색만의 도움에 그치지 말고···.”

당시 재단의 사업 목적은 장학 육영 사업과 사회 복지 사업 등으로 결정됐다. 1969년 12월 27일, 정식으로 설립된 이 재단은 구 창업회장의 호 ‘연암蓮庵’을 따 이름 붙여졌다.

LG연암문화재단은 학술 지원과 교육 영역을 넘어 예술계로도 발걸음을 넓혔다.

2000년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LG아트센터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비영리 공연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LG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지금껏 재단은 세계적 수준의 작품을 시차 없이 국내에 소개해 왔고, 그 기조는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공연의 대중적 흥행보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집중하라”는 것이 구본무 선대회장의 당부였다. 이현정 LG아트센터 서울 센터장 또한 모기업과 재단에서 공연과 관련해 간섭이 따로 없었다면서 좋은 공연만이 유일한 주문이었던 것이 이곳만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민간 공연장은 경제 상황에 따라 그 존립과 운영 방향이 흔들리기 쉽다. LG아트센터의 경우 건립 단계에서 경제에 외환 유동성 위기가 닥치기도 했다. 그러나 LG는 이런 외부 여건에 굴하지 않고 공연장 건립을 계속 추진했고, 역삼 센터 개관 당시 530억원의 운영 기금을 함께 조성했다. 미래를 내다보고 이로써 향후 안정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LG아트센터 서울. 사진=LG아트센터 서울

2022년 10월에는 LG아트센터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강서구 마곡 지구에 새 공연장을 열며 재단이 추구해 온 문화·예술 인프라 조성의 지속성과 공공성을 다시금 입증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 공연장은 공공 기여 시설로서 LG가 시에 기부 채납하고 이후 20년간 재단이 사용 수익권을 받아 독자 운영하는 구조로 조성됐다. 

확장 이전하며 시설 전반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외부는 노출 콘크리트 특유의 절제된 미감을 유지한 반면, 내부는 공연에 최적화된 기능성과 음향을 갖춘 박스 인 박스Box in Box 구조로 완성됐다. 공연장이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점을 고려해, 공연장 좌우 벽면은 물론 바닥과 천장까지 전면 분리하는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진동과 소음 차단 효과를 극대화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1335석1층 742석, 2층 315석, 3층 278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시그니처홀과 최대 365석 규모 블랙박스 공연장 유플러스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기획 프로그램의 중심은 CoMPASContemporary Music & Performing Arts Season라는 시즌제 운영이다. 2000년 역삼동 시절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국내외 우수 공연을 독창적으로 큐레이션 한다. 여러 세계적 거장이 LG아트센터 무대를 통해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났고, 클래식과 현대 음악, 월드 뮤직을 아우르며 음악 프로그램 전반에서도 다른 공연장과는 차별화된 기획력을 보여 왔다.

연극 ‘박수칠 때 떠나라’ 장진 연출가와 배우 최민식.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장진 연극 ‘박수칠 때 떠나라’(2000)와 ‘웰컴 투 동막골’(2002)은 후에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호응을 얻었고, 2024년에는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과 배우 전도연, 박해수가 함께한 연극 ‘벚꽃동산’이 LG시그니처홀을 연일 매진시키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서울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2025년 하반기에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 해외 투어를 나설 예정이다.

역삼 시절까지 합해 지금까지 총 980편의 작품, 누적 관객수 515만명을 기록 중이다. 마곡 이전 후로만 한정하면 2년 3개월간 113편의 공연을 통해 관객 65만명을 동원했다. 

재단은 선진 공연 문화 구축에 기여한 점을 근거로 2003년 제4회 메세나대상 대상에 이어, 제23회 메세나대상 시상식에서도 대통령표창에 해당하는 대상을 받았다. 한국메세나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메세나대상은 우리나라 예술 발전에 기여한 기업, 기업인을 발굴해 시상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메세나 시상 제도다.

총공사비 2556억 원이 투입된 LG아트센터 서울은 2023년 서울특별시건축상에서 ‘공공성을 갖춘 민간 문화시설’로 평가받으며, 기획부터 시공까지 전반적 완성도를 인정받아 대상에 선정됐다.

◆“경계 허물고 새로운 가치 창출”

LG 관계자는 “LG는 단순히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차원을 넘어,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전례 없는 감동과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삶의 접점에서 감동을 주는 기술을 추구하는 LG는 자사의 첨단 기술과 브랜드 영향력이 예술이라는 창의성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LG의 메세나는 궁극적으로 예술계와 기술계의 경계를 허물고 기술을 통한 창의성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문화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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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