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3월 FOMC를 일주일 앞두고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기대를 웃돌며 연준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불안을 자극했다.

이번뿐 아니라 더딘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조정정책)속도는 연초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시장 기대와의 차이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소비자물가에 대한 시장 기대와 실제 발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이었지만 12월과 1월 지표는 기대치를 비교적 큰 폭으로 웃돌았다.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기대는 금리 인하 횟수 기대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이 시기 가속됐지만, 실제 지표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FOMC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물가에 대한 연준의 견해와 이에 따른 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에 주목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FOMC에서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가에 대한 언급은 있겠지만, 기존의 스탠스는 벗어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현재 1.4%인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얼마나 상향 조정될 것인지 여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물가 지표를 언급하는 것보다 성장률 전망치에 더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현재까지 진행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장의 성급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대했던 경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견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연준이 업데이트하는 전망치를 통해서다.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고 반대로 빠르다면 하향 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1년에 네 번 발표되고 약간 후행하기는 하지만 연준 구성원들의 입장 차이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공식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변화에 의미를 두고 있다.

최근(지난해 12월)까지 발표된 연준의 2024년 물가 전망치를 보면, 마지막 수정에서 약간 하향 조정되기는 했지만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진행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연준이 기대했던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본다.

반면, 미국 경제의 성장 경로는 연준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 연준은 성장률 전망치를 매번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지표보다는 크게 벗어난 지표에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점과 기대치를 벗어난 성장률은 장래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시할 연준 성장률 전망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관심은 연준이 발표할 성장률 전망치가 2%를 웃돌 것인지 여부다. 2%가 의미있는 이유는 미국 잠재성장률(1.7%~2.0%)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즉, 인플레이션 갭이 발생하는 구간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어진다는 점에 대한 부담이다.

과거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갭 상황에 있을 때 연준 기준금리 흐름을 보면, 인플레이션 갭 구간에서도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후반부에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경우이고, 실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는 구간은 인플레이션 갭 구간이 아닌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디플레이션 갭 구간에 이뤄졌다.

이를 올해 상황에 대입하면,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이 2%를 넘긴다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는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연준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2%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면 3번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연준 점도표 역시 축소해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이 변화가 빠르면 이달 FOMC에서 바로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늦어도 6월까지는 변화된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부 필자의 기고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