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꿈에 날개를…동서문학상이 건넨 희망의 커피 한 잔 [마이케나스]
여성 문인 등용문…“문학의 발원이고 꽃밭” 지역 곳곳에 울려 퍼진 동서커피클래식 선율 메세나대상·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에 빗대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직접 취재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여성 문학상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를 떠올려보면, 아기 낳은 지 얼마 안 돼서 육아랑 본업인 방송작가 일을 같이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은 정말 포기할 수가 없었죠. 워킹 맘으로 바쁘게 지내다 그렇게 세월을 흘려보낼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다행히 동서문학상에 도전하면서 그 꿈을 이뤘고, 덕분에 앞으로도 소설을 계속 써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해요.”
2010년 단편 소설 ‘코피 루왁을 마시는 시간’으로 제10회 삶의향기동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경희 작가는 그가 기억하는 문학상을 이렇게 정의했다. 아울러 그는 “누구라도 좋으니 단 한 사람만이라도 내 작품을 읽어 주길 바랐다. 동서라는 기업이 그 꿈의 통로가 돼 주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아는 커피 한 잔의 맛 뒤에는 이렇듯 문화와 예술을 지원하는 특별한 여정이 숨어 있다. 동서식품은 여성에게 문학을 통한 자기 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삶의향기동서문학상을 격년제로 운영하고 있다. 1973년 주부에세이로 시작된 이 문학상은 1989년 동서커피문학상으로 새로 출범했다. 특히 개최 7회째부터는 대상과 금상 수상자에게 한국문인협회 입회 자격이라는 특전을 부여하며 대한민국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문인의 등용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올해 제17회 대회에서도 총 1만 8629편의 응모작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규모 여성 신인 문학상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장르별 구분으로는 시 부문 9387편, 소설 부문 1804편, 수필 부문 3401편, 아동 문학 부문 4037편으로 마감됐다.
심사는 한국문인협회 주관 아래 기초심과 예심, 본심의 단계를 거쳐 공정성을 철저히 기했다. 이에 대상 1명, 금상 3명, 은상 8명, 동상 12명을 포함한 총 484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올해 대상은 소설 부문에서 ‘번지점프’를 출품한 김응숙 씨가 차지하며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심사를 총괄한 김홍신 운영위원장은 “대한민국 여성에게는 문학의 향기가 흐른다. 동서문학상은 향기의 발원이자 영혼의 향연이라고 칭송받아 마땅한 문학의 꽃밭”이라며 “동서식품이 문화·예술 나눔 기업으로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에 삶의향기동서문학상이 우리나라 문학상의 대들보가 됐다”고 전했다.
동서식품은 더 풍요롭고 따뜻한 사회를 꿈꾸며 동서커피클래식도 개최하고 있다. ‘함께하는 삶의 향기’를 주제로 매년 한 도시를 찾아 지역 시민에게 전액 무료로 열리는 공연이다.
2008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 창립 기념 음악회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부산2회·2009, 12회·2019, 대전3회·2010, 14회·2024, 인천4회·2011, 13회·2023, 대구5회·2012, 광주6회·2013, 창원7회·2014, 청주8회·2015, 전주9회·2016, 춘천10회·2017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찾아 커피 향 깃든 클래식 선율을 전하는 중이다. 누적 관람객수는 총 1만 8천여 명에 달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회사 사업장이 위치한 도시를 중심으로 공연 지역이 선정된다”며 지역 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제14회 동서커피클래식은 지난 10월 30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휘자 정나라가 이끄는 공주시충남교향악단을 비롯, 피아니스트 조재혁,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소프라노 김순영, 테너 김성현 등 국내 정상급 음악가가 무대에 올라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맥심사랑의향기는 사회 전반에 삶의 향기를 전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유소년 오케스트라에 문화 자산을 후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동서커피클래식과 더불어 동서식품을 대표하는 음악 메세나로 잘 알려져 있다. 2009년 부산소년의집 알로이시오관현악단 후원을 시작으로 지난 17년 동안 총 4억 9천만원 상당의 악기를 지원하고 연주 환경 개선에도 힘써 왔다.
올해 제17회 맥심사랑의향기 수혜처로는 대전동도초등학교가 선정됐다. 10월 동서식품은 전달식을 통해 3800만원 규모의 새 악기와 교육 기자재를 지원하며 학생들의 음악적 열정을 응원했다. 또한 이번 동서커피클래식에 참여했던 대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공주시충남교향악단원이 직접 해당 초등학교에 가 동행오케스트라에게 악기 연주를 지도하는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 두 활동 간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그 결실로 동서식품은 2018년에는 제19회 한국메세나대회에서 메세나대상대통령 표창을, 지난해에는 제12회 대한민국나눔국민대상에서 물적 나눔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한민국나눔국민대상은 보건복지부와 KBS 등이 공동 주최하는 사회 공헌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메세나대상은 문화·예술의 균형 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기업인을 발굴하고 그 공로를 기리기 위해 한국메세나협회가 제정한 상이다. 기업의 지속적인 문화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취지로 수여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커피 한 잔의 향기와 여유 그리고 문화·예술을 통해 일상에 특별한 가치를 더하는 데 헌신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런 나눔을 확대해 지금껏 받은 사랑에 보답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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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