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30세대 대표채널 ‘샤오홍슈’ 기반, 출시 초부터 인기몰이
면세점 통한 인지도 확보 전략…아모레·LG생건 이어 시장안착 기대

신세계 명동 면세점.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한방화장품으로 중국 젊은 층 흡수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업계 강자로 자리한 가운데 시장 내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한방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10~20%의 성장률이 기대되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한방화장품 시장 잠재 규모는 200억위안(한화 약 3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고급 한방원료에 대한 중국인 수요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신세계그룹 내 패션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0월 한방화장품 브랜드 ‘연작’ 출시와 동시에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연작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이사가 진두지휘를 맡아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통상 한방화장품의 주 소비층은 중장년층이지만 신세계는 구매력 높은 밀레니얼 세대(19~35세)를 공략했다. 4억명에 달하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는 최근 시장 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세계는 중국 주요 유통채널로 꼽히는 ‘샤오홍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해당 채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온라인쇼핑몰을 결합한 형태로, 소비자가 작성한 후기콘텐츠를 통해 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젊은 소비층을 끌어오고 있다.

연작은 지난 2월 샤오홍슈와 신세계 명동 면세점에 공식 스토어를 열었다. 오픈 첫 달(2월) 샤오홍슈 팔로워 수는 전달 대비 1000% 증가, 현재 1만1500명을 보유하고 있다. 10여년 전 중국에 진출한 LG생건의 팔로워 수가 2만6400명인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성장세다. 이에 힘입어 면세점 매출은 9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중국에는 아직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 때문에 샤오홍슈가 현지 판매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신세계 명동 면세점에서 제품을 가져간다. 샤오홍슈가 하나의 체험 마케팅이 되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샤오홍슈(小红书)내 연작 스토어. 사진=해당 앱 갈무리

중국 소비자 반응도 좋다. 한방화장품 특유의 냄새가 없고 가격이 저렴해 만족스럽다는 것이 주된 반응이다. 실제 연작 전초 토너는 5만5000원(150ml)으로 아모레 설화수 진설수 12만5000원(125ml)과 비교해 절반 가량 저렴하다.

이들은 샤오홍슈를 통해 “한국 한방화장품 특유 한약 냄새가 싫어 구입 전 냄새를 꼭 맡아본다. 연작은 그런 냄새가 없다”, “다른 한국 한방화장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임산부와 아기를 위한 제품이 있어 만족스럽다”라는 후기를 전했다.

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신세계인터는 면세점과 백화점에 해당 브랜드를 입점, 국내에서 성장 토대를 발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샤오홍슈 내 입소문이 신세계 면세점 매출로 이어지는 만큼 중국 따이궁(보따리상)도 함께 공략한다는 복심이다.

현재 국내 판매처는 4곳에 그치지만 올해 신세계백화점 및 면세점을 통해 10곳 이상의 신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는 패션, 화장품 등 신규 브랜드 매장 확대를 위해 3년간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다만 중국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는 점은 시장 내 입지를 굳히는데 장애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한방화장품 시장에 자리 잡은 선두주자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 다. 이들은 각각 국내외 연매출 1조원, 2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화장품 사업의 매출을 견인한다.

특히 아모레는 전 세계 273개 매장 중 중국에만 171개 매장을 보유해 막강한 인프라를 자랑한다. 올해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화려함을 콘셉트로 매장 인테리어도 개선할 예정이다. LG생건은 아시아권에 매장 290개를 확보, 지난해 국내외 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중화권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

이들의 높은 브랜드인지도를 파고들 전략이 필요해 보이지만 신세계는 아직까지 중국 오프라인 매장 진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급하게 중국 매장을 오픈하기 보다는 국내면세점을 통해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다”며 “모바일 쇼핑 비율이 높은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샤오홍슈 등의 온라인 채널로 중국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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