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하정우, 이번엔 성공한다!

‘윗집 사람들’ 언론시사회…내달 3일 개봉 김동욱 “하정우 감독 의견 전적으로 따라”

2025-11-26     김영재 기자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윗집 사람들’ 언론시사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김동욱·공효진·이하늬, 하정우 감독. (2025.11.25) 사진=연합뉴스

최근 영화계에 두말하면 잔소리인 흐름이 있다면 그것은 배우 하정우의 깊은 부진이다.

‘백두산’(2019) 이후로는 모든 출연작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클로젯’(2020), ‘비공식작전’(2023), ‘1947 보스톤’(2023), ‘하이재킹’(2024)⋯.

부진의 정점은 주연작 ‘브로큰’(2025)과 연출 및 각본, 주연까지 도맡은 ‘로비’(2025)였다. 두 영화는 각각 약 19만명, 25만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당연히 손익분기점BEP도 못 넘었다.

그러나 그런 그가 각성의 실마리를 발견한 듯하다. 바로 내달 3일 개봉하는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을 통해서다.

“특별한 부분은 없어요. 전작인 ‘로비’만큼 그때도 이번에도 모두와 최선을 다해 협업했으니까요. 아마 제가 가늠하지 못한 부분에서 작은 깨달음과 성장이 있던 거겠죠.”

하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전작인 ‘로비’보다 이 영화가 더 웃음 타율이 높았다는 말에 “연출자로서 앞으로 얼마나 더 기회를 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품이 관객과 만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로써 배우는 부분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매일 밤 반복되는 윗집 성관계 소음으로 시작, 어느 날 윗집 부부와 아랫집 부부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페인 영화 ‘센티멘털Sentimental’(2020)을 바탕으로 한 리메이크작이다.

리딩 배우까지 따로 고용했을 정도로 원작 대본을 대폭 손질했고, 아울러 주연 개개의 개성도 캐릭터에 반영된 만큼 장면마다 호흡이 빠르고 밀도가 높다. 기승전결이 뚜렷해 흐름 역시 매끄럽다. 이 모든 것이 아랫집 부부 집이라는 단일 공간에서 압축적으로 펼쳐지는 것도 장점이다.

“코미디 영화라 생각하고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럴싸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죠. 연말에 많은 분께서 함께 이야기 나누실 수 있는 그런 ‘거리’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하정우는 고등학교 한문 교사인 ‘윗집 남편’ 김 선생 역으로도 출연한다. 지나치게 솔직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자유로운 성격으로 극에 활기를 더하는 인물이다.

이 외에 배우 공효진은 내면의 외로움이 큰 미대 강사 ‘아랫집 아내’ 임정아를 연기했고, 김동욱은 무심해 보이지만 자존심과 예민함이 복잡하게 얽힌 영화감독 ‘아랫집 남편’ 이현수 역을 맡았다. 이하늬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정신과 전문의 ‘윗집 아내’ 최수경으로 분해 네 인물 간 균형을 잡는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2017-2018) 이후 하정우와 오랜만에 정식 재회한 김동욱은 ‘감독 의도를 최대한 성실히 수행하기’가 이번 작에서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께서 본인의 말맛을 잘 살릴 수 있게 대본을 각색하셨지 않냐. 그렇기에 내 방식대로의 해석이 아닌, 이걸 쓴 분의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데 더 노력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