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하정우, 이번엔 성공한다!
‘윗집 사람들’ 언론시사회…내달 3일 개봉 김동욱 “하정우 감독 의견 전적으로 따라”
최근 영화계에 두말하면 잔소리인 흐름이 있다면 그것은 배우 하정우의 깊은 부진이다.
‘백두산’(2019) 이후로는 모든 출연작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클로젯’(2020), ‘비공식작전’(2023), ‘1947 보스톤’(2023), ‘하이재킹’(2024)⋯.
부진의 정점은 주연작 ‘브로큰’(2025)과 연출 및 각본, 주연까지 도맡은 ‘로비’(2025)였다. 두 영화는 각각 약 19만명, 25만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당연히 손익분기점BEP도 못 넘었다.
그러나 그런 그가 각성의 실마리를 발견한 듯하다. 바로 내달 3일 개봉하는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을 통해서다.
“특별한 부분은 없어요. 전작인 ‘로비’만큼 그때도 이번에도 모두와 최선을 다해 협업했으니까요. 아마 제가 가늠하지 못한 부분에서 작은 깨달음과 성장이 있던 거겠죠.”
하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전작인 ‘로비’보다 이 영화가 더 웃음 타율이 높았다는 말에 “연출자로서 앞으로 얼마나 더 기회를 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품이 관객과 만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로써 배우는 부분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매일 밤 반복되는 윗집 성관계 소음으로 시작, 어느 날 윗집 부부와 아랫집 부부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페인 영화 ‘센티멘털Sentimental’(2020)을 바탕으로 한 리메이크작이다.
리딩 배우까지 따로 고용했을 정도로 원작 대본을 대폭 손질했고, 아울러 주연 개개의 개성도 캐릭터에 반영된 만큼 장면마다 호흡이 빠르고 밀도가 높다. 기승전결이 뚜렷해 흐름 역시 매끄럽다. 이 모든 것이 아랫집 부부 집이라는 단일 공간에서 압축적으로 펼쳐지는 것도 장점이다.
“코미디 영화라 생각하고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럴싸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것도 아니었죠. 연말에 많은 분께서 함께 이야기 나누실 수 있는 그런 ‘거리’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하정우는 고등학교 한문 교사인 ‘윗집 남편’ 김 선생 역으로도 출연한다. 지나치게 솔직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자유로운 성격으로 극에 활기를 더하는 인물이다.
이 외에 배우 공효진은 내면의 외로움이 큰 미대 강사 ‘아랫집 아내’ 임정아를 연기했고, 김동욱은 무심해 보이지만 자존심과 예민함이 복잡하게 얽힌 영화감독 ‘아랫집 남편’ 이현수 역을 맡았다. 이하늬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정신과 전문의 ‘윗집 아내’ 최수경으로 분해 네 인물 간 균형을 잡는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2017-2018) 이후 하정우와 오랜만에 정식 재회한 김동욱은 ‘감독 의도를 최대한 성실히 수행하기’가 이번 작에서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께서 본인의 말맛을 잘 살릴 수 있게 대본을 각색하셨지 않냐. 그렇기에 내 방식대로의 해석이 아닌, 이걸 쓴 분의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데 더 노력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