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손해율’, 보험료 인상하나...보험사, 3분기 본업 실적 뒷걸음

주요 보험사 보험익 감소...생보 13%↓·손보 31%↓ 예실차·영업일수·의료파업 종료 등이 원인 손보사, 자동차보험까지 겹쳐...당기순익에 영향

2025-11-17     박혜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3분기 주요 보험사들의 보험 부문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쳤다. 생명보험사는 물론 손해보험사도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순익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생보사들은 투자이익으로 본업 부진을 일부 상쇄했지만,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까지 겹치면서 대부분 순익이 감소했다.

17일 주요 보험사의 분기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교보·삼성·신한·한화생명 등 4개 생보사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보험이익은 2조624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25억원) 대비 13.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 등 5개 손보사의 보험이익은 4조7377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8528억원) 대비 30.86% 급감했다.

생보사는 투자이익으로 본업 부진을 만회해 4곳 모두 당기순이익이 상승했지만, 손보사는 현대해상과 KB손보를 제외한 3곳의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 손해율 상승 이유는...“보험금 지급·영업일수 늘었다”

보험이익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는 손해율 상승이 꼽힌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이 수치가 클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이 악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위험손해율(보험사가 미래 사고를 예상해 산정한 보험료 대비 실제 지급한 보험금)이 증가하면서 예상과 실제 간 차이를 나타내는 보험금 예실차가 크게 악화했다. 예실차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보험사가 가정했던 것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뜻이다.

이번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등 실적발표 기업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은 대부분 예실차 악화에 집중됐다.

삼성생명은 “올 3분기 고액 사망보험금 증가와 다른 분기보다 많은 영업일수, 의료파업 종료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 상승 폭이 컸다”며 “4분기에는 손해율이 82~83%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건강보험 중심의 보장성 신계약 확대 영향으로 수술, 진단, 통원 등 급부 중심 보험금이 증가했다”며 “생·손보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 손보사, 자동차보험 수익 악화 겹쳐

손보사들은 장기보험뿐 아니라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동반 악화했다.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익은 ▲DB손보 218억원 흑자(전년 대비 87.9% 감소) ▲KB손보 442억원 손실 ▲메리츠화재 164억원 손실 ▲삼성화재 341억원 손실 ▲현대해상 387억원 손실 등 대부분 적자 전환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휴가철 운행량 증가와 최근 4년 연속 이어진 보험료 인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 1~9월 6개 주요 손보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4%다.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업계에서는 통상 약 82%를 넘기면 적자로 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내년에는 손해율 개선될 것”...보험사, 보험료 인상 등 나서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건강보험 포트폴리오가 늘어나면 손해율이 일부 상승하는 모습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신계약 판매 시 신계약 손해율이 일정 수준으로 관리되도록 노력 중이며, 부당 청구 방지 대응 등을 통해 증가폭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상승 추세를 안정화시키는 게 올해 목표이고, 내년부터는 하락 추세로 전환시키는 것을 타깃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올해 보험서비스마진(CSM) 배수 개선을 위해 두 차례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고, 내년에도 현재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사전적으로는 역선택되는 보장을 제외하고 위험보험료 확보가 양호한 구조로 상품을 변경 출시 중”이라며 “내년에는 올해 대비 예실차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보험료 인상과 위험률 조정,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으로 내년부터는 손해율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건강보험 신계약 판매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손해율 관리가 보험사들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