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6%대 재진입…대출 문 더욱 좁아져

2025-11-16     최정화 기자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약 2년 만에 다시 6%대로 올라섰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가계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대출 문이 한층 더 좁아진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930∼6.060%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6%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8월 말(3.460∼5.546%)과 비교하면 하단은 0.470%포인트, 상단은 0.514%포인트 올랐다.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이 있다. 같은 기간 5년물 금리는 2.836%에서 3.399%로 0.563%포인트 뛰었다. 신용대출(1등급·1년 만기) 금리도 3.520∼4.990%에서 3.790∼5.250%로 상단이 0.26%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3.770∼5.768%로, 상단 기준 0.26%포인트 올랐다. 코픽스 자체 상승 폭은 0.01%포인트에 불과했지만, 대출총량 및 DSR(총부채원리금비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지표 이상으로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금리 상승세는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몇 달간 완화 기조 지속 여부에 의문이 커졌고,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인하 시기와 방향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자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집값과 환율 불안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세와 가계대출 한도 축소 현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DSR 산정 시 금리 수준이 높을수록 상환 부담이 커지고, 그만큼 대출 가능 금액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7일부터 주담대 혼합형 금리를 5년물 금융채 상승분(0.09%포인트)만큼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주·일 단위로 시장금리 반영을 확대하며 대출금리 조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