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부동산 금융’으로 고수익...시장 불확실성 커지며 ‘능력 시험대’
총자산 132조원 중 21% 부동산 익스포저 계열사 실적 희비…증권 18%↑, 캐피탈 40%↓
메리츠금융지주가 부동산 금융을 통한 고수익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실적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14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26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6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메리츠금융은 올해 매 분기 6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누적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25.9%, 총자산이익률은 2.2%를 기록하며 금융지주 가운데 최상위권 수익성을 유지했다.
메리츠금융지주에 따르면, 그룹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28조3000억원으로 총자산 132조7000억원의 21% 수준을 차지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계열사별 실적 편차도 존재해 금융지주의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 부동산 익스포저 국내 84% 집중, LTV 부담도 상존
메리츠금융이 운영하는 부동산 금융 자산 28조3000억원 중 대부분인 23조9000억원이 국내 사업에 배치돼 있다.
해외 부동산 금융은 4조4000억원 수준으로 국내보다 적다. 국내 부동산 금융에서 담보 인정 비율(LTV)은 84%로 비교적 높은 편이고, 해외는 47%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LTV가 높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당순이익(EPS)은 1만1102원, 주당순자산(BPS)은 5만887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10% 올랐다. 지급여력비율(K-ICS 기준)은 242.7%로 규제 기준 150%를 훨씬 웃돌아 재무 건전성은 안정적인 상태다.
다만 전체 자본은 지난해 말보다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순이익 증가율이 낮은 가운데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게 유지된 것은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일부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캐피탈 순익 40% 급락, 증권 18% 증가로 희비 엇갈려
계열사별로는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 당기순이익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으며, 누적 당기순이익은 6435억원으로 18.0% 급증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메리츠화재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4638억원으로 6.3% 감소했다. 의료파업 종료에 따른 보험손익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메리츠캐피탈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메리츠캐피탈은 3분기 당기순이익 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급락했으며,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2.2% 감소했다. 대출금 이자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증가했으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서는 캐피탈 부문의 실적 부진이 부동산 금융 부담과 연관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 중이며, 지난 9월 기준 누적 총주주수익률은 174.5%를 기록했다. 3개년 연평균 총주주수익률은 77.9%로 동종업계 대비 우수한 수준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수익률은 약 13.3%로 요구수익률 10%를 상회했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담보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운용 중이며, 충당금 적립과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지급여력비율과 자산 건전성이 안정적인 만큼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체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