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행정부 “한국과 공동번영”...자동차 관세 15% 인하 등 발표

상호무역 촉진...무역 증진을 위한 행동계획 채택 경제 번영 보호 및 한반도 등 현안 공조 조선 산업 현대화 등 협력에도 나선다

2025-11-14     박순원 기자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 세부내용을 담은 ‘팩트시트’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13일(현지시간) 우리나라와 공동으로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2024년 대선 승리와 대한민국의 민주적 역량과 회복력을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선출을 계기로,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하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선언했다”고 평했다.

◆ 美, 韓 자동차 관세 15%로 인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악관은 “양국 정상은 7월에 발표된 ‘대한민국 전략적 무역투자 협정(The Korea Strategic Trade and Investment Deal)’을 한미동맹의 강인함과 지속성을 반영하는 역사적 합의로 재확인했다”면서 “양국은 조선, 에너지, 반도체, 제약, 핵심 광물, 인공지능 및 양자컴퓨팅 등 경제 및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관세 협정’에는 미국이 승인한 조선 산업 부문 1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가 포함되어 있다. 또 향후 양국 대표가 서명할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한국 투자도 약속되어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2025년 4월 2일자 행정명령 제14257호(개정 포함)에 따른 상호관세 적용 시,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또는 최혜국대우(MFN) 세율 중 높은 쪽의 세율 또는 15%의 관세율 중 높은 것을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 부품, 목재, 제재목, 목재 파생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를 15%로 인하한다. 해당 품목이 KORUS FTA나 MFN 세율상 15% 이상일 경우 추가 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세율이 15% 미만일 경우 양 세율의 합계가 15%가 되도록 조정된다.

제약 부문에 부과된 232조 관세의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최대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232조 관세의 경우, 미국은 한국의 교역 규모에 상응하는 수준의 향후 협정에 부여되는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미국은 행정명령 제14257호 및 각종 선언(Proclamation)에 따라 부과된 특정 보충관세를 해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제네릭 의약품, 의약 원료, 전구체 화학물질, 미국 내 미가용 천연자원, 항공기 및 부품 등이 포함된다.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외환시장 안정 문제도 포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한 무궁화 대훈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 문제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양국은 MOU 이행이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논의했으며, 시장 불안정을 초래하지 않도록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면서 “한국은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여 달러화를 조달할 의무가 없으며, 가급적 시장 외 조달 수단을 통해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백악관은 “양국은 민간 부문이 강력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분야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며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총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를 발표했으며, 양국은 이를 촉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은 8월에 총 103대의 보잉 항공기(엔진: GE Aerospace)를 360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기로 발표했으며, 737 MAX, 787 드림라이너, 777X 여객기 및 화물기를 포함한다.

아울러 ‘서울에서의 Buy America’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국은 미국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이 참여하는 연례 전시회를 개최해 미국 제품의 대한국 수출을 촉진한다.

◆상호무역 촉진...무역 증진을 위한 행동계획 채택

‘팩트시트’에는 한국과 미국의 상호무역 촉진 조항도 담겼다.

백악관은 “양국은 상호 호혜적인 무역 및 투자 확대라는 공통 목표를 재확인하고, 연내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상호무역 증진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미국산 FMVSS 요건을 충족한 차량 5만 대 무제한 수입을 허용 ▲농식품 무역의 비관세 장벽 해소, 미국산 농산물의 승인절차 간소화, 미국 과일·채소 전용 데스크 설치, 육류 및 치즈 시장 접근성 보장 등을 추진 ▲디지털 서비스·데이터 이전 관련 법·정책에서 미국 기업 차별 금지, WTO 전자상거래 관세 면제의 영구화를지지 ▲한국은 경쟁당국 조사에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을 인정하는 등 절차적 공정성을 강화 ▲한국은 ‘특허법조약(PLT)’ 가입을 추진하고, 노동권 보호와 강제노동 근절을 위해 협력 등이다. 이외에도 환경법 집행 강화를 통해 무역 왜곡 방지를 약속하며, WTO 수산보조금 협정을 완전 이행하기로 한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경제 번영 보호 및 한반도 등 현안 공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악관은 “양국은 경제안보 정렬 강화를 통한 경쟁력 유지와 공급망 안정 확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 외국인투자 심사협력, 조달시장 상호혜택 확보에 협력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은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통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핵을 포함한 전 범위 억제력을 제공할 것임을 약속했고, ‘핵협의그룹(NCG)’ 등 협의 채널을 통한 공조 강화에 합의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국방비를 GDP의 3.5%로 조속히 증액할 계획을 공유했다.

또 한국은 2030년까지 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330억 달러 규모의 주한미군 지원을 법적 절차에 따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백악관은 이와관련, “양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협력 지속에 합의했으며, 한국은 자주적 억제 역량 강화를 위해 첨단무기 획득 및 방산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북한을 포함한 역내 위협에 대한 공조 강화, 사이버·우주·AI 군사협력 확대도 약속했다”고 했다.

백악관은 “양국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을 위해 공조하기로 재확인했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및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면서 “일본과의 3국 협력을 강화하고, 항행의 자유와 대만해협의 평화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선 산업 현대화 등 협력에도 나선다

백악관은 “미국은 한국의 미국 조선 산업 현대화 및 생산역량 확충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양국은 조선산업 실무그룹을 통해 정비, 인력 양성,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회복력 강화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면서 “미국은 한미 원자력협정(123 협정)에 기반하여 한국의 평화적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연료 재처리를 위한 절차를 지지한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를 승인했으며, 연료 조달 및 세부 요건 마련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