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3분기 합산 영업익 1조 붕괴...해킹 여파에 회복 난항

3분기 이통3사 합산 영업이익 전년比 39% 감소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로 영업이익 90% 급감 호실적 거둔 KT...4분기 소액결제 리스크 직격탄 LG유플, 희망퇴직 비용으로 3분기 영업이익 줄어 하반기에도 해킹으로 실적 변수...회복 전망 어려워

2025-11-11     정유라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연이은 해킹 사고와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2434억원) 대비 39.8% 줄어든 수치다.

3분기 기준 3사 영업이익 합계가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3분기 9050억원)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 해킹·구조조정 직격탄 맞은 SKT·LG유플러스

3사 중 가장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9% 급감했다. 매출 역시 12.2% 감소한 3조9781억원이다.

SK텔레콤은 해킹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요금 50% 감면, 데이터 추가 제공, 위약금 면제 등 약 1조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LG유플러스 역시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3분기 영업이익 1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희망퇴직으로 발생한 1500억원 이상의 인건비가 추가 반영된 영향이다.

◆ 유일하게 선방한 KT…비통신 사업 성장 주목

KT는 비통신 영역의 견조한 성장으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1267억원,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16% 증가한 수치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번호이동 시장이 활발해지며 신규 무선 가입자가 늘었고 클라우드·데이터센터·부동산 등 비통신 사업의 성장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KT에스테이트, KT클라우드 등 주요 계열사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 하반기 불확실성 지속...리스크 해소가 핵심 변수

하반기에도 이동통신 3사의 실적 불확실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해킹 관련 정부 조사 결과와 추가 비용, 과징금 부과 여부 등이 올해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로 인한 대규모 보상 비용과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면서 올해 안에 배당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는 여러 비용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영업이익 측면에서 매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재무적인 부담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KT는 4분기부터 해킹 사고 관련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유심(USIM) 무상 교체 비용과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행 중인 고객 보상안 비용과 과징금 부과의 불확실성이 있어, 신중한 전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해킹에 따른 피해 규모와 관련해 정부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해킹 정황이 드러난 서버의 폐기 및 운영체제 재설치 등 행위가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추가 과징금이나 보안 투자 부담이 확대될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해킹 사고로 인한 각종 비용 발생과 규제 당국의 추가 조치, 고객 보상안 등 다양한 리스크의 해소가 이통3사의 실적 회복을 좌우할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 등 비통신 분야 성과로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던 상황에 해킹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성장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정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