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영화계가 한국 배운다? 다를 뿐 영화에 우위 없어요”

‘나혼자 프린스’ 언론시사회…19일 개봉 김성훈 감독 “이광수 연기력 보여 주고 싶었어”

2025-11-11     김영재 기자
영화 ‘나혼자 프린스’ 스틸컷. 사진=CJ CGV, 제리굿컴퍼니

“산업이 더 크다고 해서, 더 오래 했다고 해서 ‘저들이 우리를 배우려 하겠지?’ 생각하는 건 사실 좋은 접근법이 아니죠. 한국 제작사와 비교해 기술과 경험이 다를 뿐입니다.”

지난 5일 개봉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에 이어, 또 한 편의 한국·베트남이하 한베 합작 영화가 국내 극장가에 찾아온다.

김성훈 감독영화 ‘공조’ ‘창궐’, MBC ‘수사반장 1958’ 등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나혼자 프린스’ 언론시사회에서 한국 영화인으로서 베트남 영화계와 교류하며 어떤 소감을 느꼈냐는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최근 극장가에 한베 영화가 연달아 개봉하는 가운데 둘 중 어느 쪽이 더 수준 높은지 우위를 따지거나, 혹 시혜성 태도가 생기는 일을 지양止揚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자의 반, 타의 반 베트남에 홀로 남겨진 한국 톱스타 강준우이광수 분가 바리스타 지망생 타오황하 분를 만나고, 베트남인인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로그라인.

국내 제작사 제리굿컴퍼니, 영화사이창 외에 베트남 현지 제작사 싸이더스안떼우엔터테인먼트Sidus And Teu Entertainment·SATE가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 CJ ENM 베트남 주재원 출신 최윤호 대표가 설립한 곳으로, 이 회사는 15일 연속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에도 제작에 참여했다.

김 감독은 베트남 진출이 필수는 아니라고 짚으면서도 다만 필요성은 공히 인정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전 세계 콘텐트가 각국에 과거보다 가뜬히 공유되고 있음을 근거로 든다. 그는 “한국의 것, 베트남의 것이 아닌 아시아 우리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게 전부가 될 순 없어도 콘텐트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제목이 ‘러브 바리스타Love Barista’지만, 국내에서는 주연 이광수의 인지도를 활용해 제목이 ‘나혼자 프린스’로 정해졌다. SBS ‘런닝맨’이 아시아권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아시아 프린스’가 그의 별명이 된 데 기인한다.

입봉작 ‘마이 리틀 히어로’(2013)에 이어 이광수와 12년 만에 재회한 김 감독은 배우 이광수가 가진 연기에 대한 고민과 갈증을 잘 알고 있다며, 이 결과물을 더욱 긴 호흡으로 보여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본작에서 이광수는 딱 관객이 기대한 만큼의 익살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후배의 추격에 늘 초조함을 달고 사는 ‘안하무인’ 캐릭터를 밉지 않게 잘 살렸다.

후반부에는 일명 ‘로맨스 연기’도 시도한다. 그러나 왜인지 보기에 겸연쩍고 민망한 구석이 있다. 표현력이 모자라기보다 그간 그가 쌓아 온 ‘재밌는 배우’ 이미지가 아직 사랑의 감정과는 크게 동떨어져다. 

이광수는 “베트남은 ‘런닝맨’ 촬영차 방문했을 때 ‘아시아 프린스’란 별명을 처음 지어 준 나라”라며 “그게 고마워 잘하고 싶었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