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 “예산 복원, 독립 영화는 文化 큰 자산입니다”

27일부터 12월 5일까지 압구정 일대서 1805편 출품…역대 기록 경신, 상금도 최대

2025-11-06     김영재 기자
모은영 신임 집행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SIFF)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제 소개 및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2025.11.5)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이번 예산 복원은 단순히 한 영화제의 회복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독립 영화가 우리 문화의 큰 자산임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죠.”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이사는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SIFF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말부터 기자회견에 설 일이 많았는데, 다행히 많은 분의 노력으로 삭감됐던 영화제 예산이 복원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출범한 한국 독립 영화 최대 행사인 서울독립영화제.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지원 예산이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제개최지원사업이 올해 폐지되고, 이 예산이 국내및국제영화제지원사업에 편입되면서 국가 지원이 끊긴 상태였다.

2023년 3억 7000만원에서 2024년 2억 9600만원으로 20% 삭감된 데 이어 전액 삭감마저 이뤄진 것.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영화 단체 및 영화인, 관객, 시민 8000여 명이 항의 연명連名을 제출했다.

평소라면 다른 국내 중소 영화제가 받아야 할 지원액을 서울독립영화제가 빼앗는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무엇보다 서울독립영화제·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 간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국내 영화계 민관 거버넌스의 토대’라는 상징성이 훼손되는 점이 우려를 샀다.

그러나 지난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예산 4억원이 복원됐고, 올해 영화제 총예산은 민간 지원까지 더해 10억원 내외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한국 영화 프로그래머로 활동한 모은영 신임 집행위원장은 “민관 거버넌스가 본 영화제 중요 정체성이다. 올해 이것의 회복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며 “그걸 강화하기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와 기획전과 포럼,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영화 전문 인력 양성 기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그중 애니메이션 과정을 조명하는 ‘KAFA 애니 아카이브전’이 열린다. 영화진흥위원회 주관인 ‘지역 영화 정책의 과거와 미래’ ‘AI 시대의 독립 영화’ 포럼도 주요 행사에 포함됐다.

서울독립영화제와 인디그라운드가 공동 주관하는 국내 최초 독립 영화 중심 산업 네트워킹 플랫폼 ‘넥스트링크’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인디그라운드는 한국 독립·예술 영화의 유통 및 배급 환경 개선을 위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설립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운영하는 지원센터다.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SIFF)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개막작 ‘무관한 당신들에게’의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구용·이종수 감독, 배우 박봉준·하성국·한새연·황현빈. (2025.11.5)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올해 영화제에는 총 1805편장편 215편, 단편 1590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이는 전년 대비 101편이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다 출품에 이어, 상금 규모도 역대 최대다. 18개 부문에서 21개 상, 현물 포함 1억 2700만원 규모의 시상이 진행된다.

장편과 단편을 합해 127편이 공식 상영작개막작, 특별전, 해외 초청 제외으로 극장에 걸린다.

이 중 경쟁 부문에서는 본선장편경쟁 12편, 본선단편경쟁 36편, 새로운선택 8편장편이 예심을 통과했다.

비경쟁 부문인 페스티벌초이스에서는 장편쇼케이스에서 23편의 화제작이 관객을 기다린다. 그중 ‘고당도’(감독 권용재), ‘방랑자들’(감독 최혁진), ‘서울아트시네마 가는 길’(감독 오진우), ‘오늘의 뒷;풀이’(감독 이호현), ‘오늘의 카레’(감독 조미혜), ‘제주의 시간’(감독 김다운)까지 6편이 프리미어 상영된다.

개막작은 ‘무관한 당신들에게’다. 한국 영화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이 남긴 유일한 영화 ‘미망인’. 영화의 소실된 마지막 장면에 김태양, 손구용, 이미랑, 이종수 감독이 개개의 상상력을 더했다.

지난해까지 집행위원장 자격으로 행사를 이끈 김동현 현 프로그램위원장은 “영화제가 정상화가 돼 다행”이라며 “올해도 관객이 가득 찬 풍경을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열린 제50회 영화제는 9일간 총 147편이 상영돼 총관객수 1만 9575명을 동원한 바 있다.

올해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CGV 압구정과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개최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