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내년 실손보험 개편 ‘최대 수혜주’ 부상…손익 반등 기대

신계약 CSM 배수 17.4배…손보사 중 최고 수익성 기록 상반기 보험이익 46% 급감…실손·어린이보험 손해율 악화 5세대 실손, 본인부담률 50%로 상향…‘의료쇼핑’ 억제 효과 관리급여 제도 도입 기대…청구 횟수·금액 감소 전망

2025-11-04     박혜진 기자
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고수익 보장성 상품 중심의 경영 전략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년 실손보험 제도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손보험 구조 개선과 관리급여 제도 도입 등 제도 변화가 현대해상의 손익 구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계약 수익성 1위…질적 성장 전략 주효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해 2분기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CSM) 배수가 17.4배를 기록하며 주요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거뒀다. 신계약 CSM 배수는 신규 계약에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동일한 보험료 규모에서 더 많은 미래 이익이 기대된다.

현대해상은 단기 점유율 경쟁보다 수익성 높은 계약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보장성 상품 비중을 확대하며 미래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실손·어린이보험 손해율 악화로 상반기 실적 부진

다만 단기 실적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도 나타났다. 현대해상의 올 상반기 보험이익은 595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034억원) 대비 46% 급감했다. 실손보험과 어린이보험 계약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의 특성상 보험금 청구가 증가하면서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 적자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의 경우 의료비 상승과 비급여 진료 증가로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3세대 실손(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의 손해율은 128.5%, 4세대 실손(2021년 7월 이후 판매)은 111.9%에 달해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은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보험 역시 가입 연령을 기존 15세에서 35세까지 확대하며 보장 범위를 넓힌 데다, 최근 어린이 간병 사용일당 담보 손해율이 600%까지 치솟는 등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어 이 부분 손해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보험사로 꼽힌다.

◆5세대 실손·관리급여, 손익 개선 ‘전환점’ 될까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연말 또는 내년 초 도입 예정인 5세대 실손보험이 현대해상의 수익 개선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는 낮아지지만 비중증·비급여 진료의 본인부담률을 50%로 높여 과잉 진료, 이른바 ‘의료쇼핑’을 억제하는 구조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2세대 실손 상품은 과거 누적 손해율 악화를 반영해 이미 수차례 큰 폭의 요율 인상이 단행되며 보험료 현실화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며 “반면 3·4세대 상품은 상대적으로 요율 인상 폭이 손해율 상승 속도보다 느린 상황으로 손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5세대 실손은 이러한 불균형을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관리급여 제도 도입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의료기관 간 비급여 진료비 편차가 과도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은 “관리급여로 전환해 가격이나 진료를 관리하는 것과 동시에 의학적 필요성이 큰 항목은 급여로 전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 연구위원은 “이러한 제도 변화는 실손보험의 청구 횟수와 청구 금액 모두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보험금 청구 행태가 개선되고 비급여 진료의 과잉 이용이 억제되면서 손해율이 구조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