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정부 전산망 마비에 대국민 소통 창구

2025-09-27     최정화 기자
사진=네이버, 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 시스템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발 빠르게 정부의 대국민 소통 역할을 대행했다.

네이버는 27일 자사 포털사이트를 통해 행정안전부의 긴급 공지를 게재하며, 화재로 인한 행정 서비스 제한 상황과 국민 행동요령을 신속하게 전파했다. 

이어 카카오도 같은 날 오후 카카오톡 지갑 채널을 활용해 동일한 행안부 공지사항을 자사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전달했다.

두 기업이 대신 전달한 정부 메시지는 "행정기관 방문 전 전화로 서비스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 주시고, 현장에서 지연이나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교통민원24 ▲세움터 ▲홈택스 ▲국민건강보험 등 일부 서비스는 대체 사이트를 통해 계속 이용 가능하다며 각 웹사이트 주소도 함께 안내했다.

이번 상황은 과거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때는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디지털 플랫폼들이 서비스 장애를 겪었으나, 이번에는 정부 인프라가 마비되면서 오히려 민간 기업들이 정부의 소통 채널 역할을 떠맡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정부 홈페이지가 접속 불가 상태에 빠졌고 공무원들까지 개인 이메일 사용이 차단된 극한 상황에서, 정부는 결국 민간 플랫폼의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관계자들은 이례적인 정부 전산망 서비스 중단 사태에서 국가적 차원의 협력 요청에 적극 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자사 플랫폼의 영향력을 활용한 공적 역할을 이행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정부 온라인 행정 서비스 복구가 장기화될 경우, 공공 서비스의 민간 의존도가 심화된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