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추가 수주 차질 빚나…“건설노조 파업에 송도1공장 건설 차질”

건설노조, 10일부터 부분파업…“처우 개선 요구” 송도1공장 생산능력 필수…전면파업시 준공 차질 롯데바이오, 올해 3건 계약하며 추가 수주 심혈

2025-09-18     신용수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들어 3건의 신규 수주 계약을 따내며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천 송도 제1공장 건설이 건설노동자의 파업으로 준공 일정 연기 위기를 맞이했다. 빠른 생산능력 확보가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공장 건설 연기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경인지부(이하 건설노조)는 지난 10일 인천 송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1공장 건설 현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건설노조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용자 측과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오는 10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집회에는 100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건설노조는 임금 인상 없이 공휴일 수당이 포괄임금에 포함됐다며 공휴일 수당과 추석수당의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노조 측은 “올해 추석 연휴가 길어 상용직은 월급이 유지되지만 일용직은 출근일수 감소로 임금이 줄어 한 달 급여가 30%까지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또 ▲오후 4시 퇴근 보장 ▲셔틀버스의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지난 3일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시행해 조합원 총 132명 중 85명(64.4%)가 참가해 79명(93.0%)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노조는 부분파업만 나서고 있지만 협상이 최종 결렬된다면 전면적인 작업 중단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월 송도 제1공장 건설을 시작해 올해 말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송도 제1공장에는 12만L 규모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이 지어질 예정이다.

이는 갯벌을 매립한 인천 송도의 지반 특성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의 건설 난이도가 높은 점이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송도 제1공장의 건설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상업 가동 시기도 늦춰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다음해 1분기까지 송도 제1공장을 짓고 연말까지 밸리데이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밸리데이션이란 바이오의약품을 상업 생산하기 전에 정해진 기준에 맞춰 제조와 생산이 이뤄지는지 검증하는 단계를 뜻한다.

2027년부터 송도제1공장을 통해 항체 의약품의 상업생산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차례 공사 일정이 지연된 상황에서 건설노동자의 파업이 본격화되면 상업 생산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송도 제1공장의 완공과 밸리데이션이 늦어지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구상한 ‘바이오의약품 메가플랜트’ 구축도 연기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송도에 1·2·3공장을 짓고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대형 기지를 마련해 총 36만L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로부터 3만5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첫 생산공장을 확보했다. 이후 대형 수주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3건의 신규 계약을 확보했다. 올해 4월 아시아 소재 기업과의 ADC(항체-약물 접합체) 임상시험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 지난 6월 오티모 파마와의 항체의약품 CMO 계약, 최근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을 맺었다.

3건의 수주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서 이뤄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시러큐스 공장내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돼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 대표이사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올해 CDMO 수주 계약 5건 달성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과 곧 지어질 인천 송도 제1공장을 기반으로 ‘듀얼 거점’ 전략을 세우고 있다. 송도 제1공장의 단일 생산능력은 시큐러스 공장의 3배에 달한다. 다만 듀얼 거점 전략을 완벽하게 이뤄내기 위해서는 송도 제1공장의 빠른 건설과 상업 생산이 이뤄져야만 한다.

즉 송도 제1공장의 준공이 지연된다면 듀얼거점 전략이 궤도에 오를 시간도 늦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은 많은 투자가 이뤄져 생산능력을 확보해야만 고객사로부터 대형수주를 따낼 수 있는 구주”라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시큐러스 공장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나 대형 수주를 따내기 위해서는 송도 바이오 메가플랜트의 빠른 가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