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직면' 보험사, 운용사 인수로 新 성장 동력 모색

삼성생명, 유럽 사모펀드 운용사 ‘헤이핀’ 지분 인수 한화·흥국생명,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 참여 “투자역량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2025-09-16     박혜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국내 보험업계가 보험 본연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운용사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환경이 지속되면서 보험업계가 투자 부문에서 새 수익원 발굴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은 유럽계 사모펀드 운용사 ‘헤이핀캐피털매니지먼트’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헤이핀은 340억유로(약 55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운용사로, 삼성생명이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해외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생명은 2021년 영국 세빌스(Savills IM Holdings, 지분 29%)와 2023년 프랑스 메리디암(Meridiam SAS, 지분 20.04%)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자회사 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해외에선 인오가닉(지분 투자·합병) 투자 방식으로 해외 투자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관심을 보이는 이지스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말 약 31조원 규모의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고 있고, 이 가운데 부동산 펀드가 29조원 규모로 부동산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매각 대상은 고(故) 김대영 회장의 배우자인 손화자 씨(12.4%)와 주요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등 총 66%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자산운용사 인수에 나서는 배경엔 수익 다변화와 투자 역량 강화가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보험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달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보험사의 실적은 투자이익에 따라 당기순이익의 희비가 엇갈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대부분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신한라이프는 투자이익이 전년 동기(752억원)대비 70.3% 증가한 1281억원을 기록해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삼성화재 역시 보험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으나, 투자이익이 24.4% 증가해 순익 감소분을 만회했다.

이는 보험 본업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며, 투자 부분 성과가 실적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계약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 보험 부문에선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운용사 인수는 장기적으로 대체투자 역량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