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비이자 수익 다각화
Sh수협은행(회장 노동진)이 자산운용업 진출을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선다. 수협은행은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달 안에 현 대주주인 SK증권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트리니티자산운용 발행 보통주 100%(60만500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2008년 설립된 중소형 자산운용사로, 공모주·하이일드·중소형 IT(정보기술)주 중심의 주식형 펀드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수탁액은 약 1569억 원 수준이다. 수협은행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그간 이자이익 중심에 치중돼 있던 수익구조를 비이자 부문으로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그룹 차원의 자본시장 사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M&A(인수합병)추진실을 통해 다양한 업권의 후보를 대상으로 성장성, 수익성, 은행과의 시너지 등을 검토한 끝에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최종 인수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요인이 없는 비이자 수익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ROE(자기자본순이익률), ROA(총자산순이익률) 등 건전성과 수익성 지표 개선은 물론, 투자형 상품 라인업 다변화를 통한 대고객 금융서비스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는 수협 창립 63년 만에 이뤄지는 첫 자산운용사 인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그간 수협은행은 은행업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 예대마진 중심의 사업구조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번 M&A를 통해 비이자 수익 비중을 높이고 그룹 내 투자금융 기능을 본격 육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자산운용업 진출을 계기로 수협은행이 향후 신탁·퇴직연금·대체투자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수협은행은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마무리한 후 경영 전반에 대한 체질 개선과 조직·상품·영업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안팎에선 이번 인수가 수협은행이 전통적 예대이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부문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은 “이번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는 수협 창립 63년 만에 이뤄낸 의미 있는 변화의 산물”이라며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모범적 자산운용사로 키워 Sh수협은행을 비롯한 범(汎) 수협 모두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약의 원동력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