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손보사, 당국 압박에...항암 호르몬 특약 보장 축소

대형사 선제 축소 뒤 중소형사도 조정 움직임

2025-09-08     박혜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의 압박에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 등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암주요치료비 중 ‘항암호르몬제’ 특약 보장을 이번 주 내에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달 대형 손보사들이 보장한도를 줄이거나 특약을 없앤 데 이어, 중소형사들도 뒤따르는 모습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손해보험사에서 판매 중인 항호르몬치료 보장 금액을 전수 조사하고, 이날 회의를 통해 축소 조치를 할 예정이다.

항호르몬제는 성호르몬과 관련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에서 사용하는 치료 방법 중 하나로, 특정 호르몬 작용을 차단해 암의 성장이나 발달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 흔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유방암 환자 환자가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며, 5년 이상 장기간 복용한다.

현재 중소형 손보사들이 판매하는 항호르몬제 보장한도 금액은 최대 4000만원 수준이다. 항호르몬제 치료의 실제 연간 치료비는 100만원 이하로 보장 금액과 실제 치료비 간 격차가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이처럼 실제 치료비와 비교해 보장금액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축소를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항암약물치료비 특약에 포함돼 보장했으나, 최근 호르몬제 보장을 하나의 담보로 분리해 보장한도를 높게 설정했단 지적이다.

이에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손보사들은 지난주부터 특약을 없애거나 300만원 수준으로 축소한 상태다.

그동안 중소형 손보사들은 금감원의 직접적인 연락이 올 때까지 기존 보장을 유지하겠단 전략을 취해왔지만, 금감원의 전수조사와 회의 일정이 구체화 되면서 조만간 축소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 호르몬 담보(보장) 금액을 높게 설정해 초과 이득 사례가 많이 나자, 금감원에서 이를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압박을 느낀 보험사들이 보장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영업 현장에서 절판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어 보장 축소 안내 기간을 따로 두지 않고 개정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