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부채 증가에도 인기 연금보험 재출시한 배경은
트리플 레벨업 연금보험, 내달 재출시 부채 부담 속 재출시 배경 이목 집중 “완전판매·포트폴리오 강화”
KB라이프생명(대표이사 정문철)이 지난달 판매 중지했던 ‘트리플 레벨업 연금보험’을 재출시할 예정이다. 높은 환급률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상품은 갑작스러운 판매 중지로 영업 현장에서 큰 혼란을 빚은 바 있어, 이번 재출시 소식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지난달 16일 판매를 중단했던 ‘트리플 레벨업 연금보험’을 내달 1일부터 재출시할 예정이다.
이 연금보험은 비과세 혜택과 높은 환급률 구조로 설계돼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보험료를 5년 납입하고 5년이 지난 시점(계약날짜로부터 10년) 해약환급금이 130%에 달했고, 연금 개시 시점엔 130%에 매년 2%를 더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계약자에게 보장하는 최소한의 이자율인 보증 이율을 제공한 점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인이었다. 당시 보증형 연금보험의 10년 시점 보증 환급률을 120%로 자사 연금보험(108.6%)에 비해 높게 설계됐다.
KB라이프는 당시 목표 판매량을 100억원 수준으로 잡고 출시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으로 지난달 돌연 판매를 중단하면서 한때 전산 마비 사태를 겪기도 했다.
◆ KB라이프 “고객 선택권과 운용자산 확대하기 위한 전략”
연금보험은 저축성보험의 일종으로, 새 회계제도(IFRS17)에선 부채로 인식된다. 최근 보험사들이 부채 증가를 우려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판매를 늘리는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라서, KB라이프의 연금보험 재출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KB라이프 관계자는 “판매 중지를 발표할 때부터 재출시는 고려했던 사항으로, 완전판매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설계사 교육자료들을 보강하려 했다”며 “보장성 보험뿐만 아니라 경쟁력 갖춘 연금보험으로 고객에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운용자산의 외형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자산으로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연금보험 확대를 통해 얻은 자금을 운용해 투자수익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이익이 당기순이익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운용자금 유입을 통해 투자이익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