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자본 효율화 ‘고삐’...전국 사옥 매각 추진

서울 종로지점 사옥 등 전국 9곳 매각 돌입 순익 급감·건전성 악화 등 자본 효율화 불가피

2025-08-22     박혜진 기자
사진=동양생명

동양생명(대표이사 성대규)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 자산 정리에 착수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난 데다 자본건전성 지표마저 금융당국 권고치를 하회하면서 재무 무담이 가중되자, 전국 사옥과 연수원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서울 종로지점을 포함한 전국 9개 부동산 매각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EP)를 회계법인 등 자문사들에 발송했다. 주관사 선정 뒤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매각 대상에는 서울 창신동 종로지점 사옥을 비롯해 ▲경기 성남시 분당 ▲경기 고양시 일산 ▲대구 남산동 ▲울산 달동 ▲경남 창원 창남동 ▲경남 진해 여좌동 ▲전남 순천 저전동 지점과 고양시 인재개발원 등도 리스트에 올랐다. 또한 파인크리크CC와 파인밸리CC 등 골프장 매각도 진행 중이다.

동양생명이 이번 부동산 매각을 결정한 배경엔 재무적 불안정성이 손꼽힌다. 동양생명은 올해 당기순이익 급감과 자본건전성 지표인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비율 악화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올 상반기 동양생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824억원으로 전년 동기(1571억원) 대비 47.5% 감소했고, 순자산도 지난해 말 1조9667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조6496억원으로 3171억원이 줄었다.

킥스 비율 역시 지난해 말 155.5%에서 1분기 말 127.2%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밑돌았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추진하고 있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도 57%로, 업계에서 예상하는 규제 수준인 50%를 가까스로 넘겨 기본자본 확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양생명은 2분기 중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해 킥스비율을 175%까지 끌어올렸으나, 이는 보완자본을 통한 양적 개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금융감독원이 신용정보법 위반을 이유로 동양생명에 약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하면서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남은 상황으로 과징금 규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부동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