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연우진의 비망록

제작발표회…7일 첫 방송 “예능, 치열하고 전쟁터 같은 곳”

2025-08-08     김영재 기자
배우 연우진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열린 채널S ‘뚜벅이 맛총사’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8.7) 사진=채널S

“모르는 사람과 배낭여행 가는 기분이었죠.”

웃으면서 하는 말이지만, 진담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를 듣고 다른 출연진도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

배우 연우진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열린 채널S ‘뚜벅이 맛총사’ 제작발표회에서 “입맛도 2:1로 갈리고, 뭘 해도 갈렸다. 옷도 나만 달랐다”며 “본질적으로 우리는 가까워질 수 없겠더라. 그럼에도 예의를 지켜 완주했다는 것, 그게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지 싶다”고 덧붙였다.

이 예능은 발품만으로 일명 ‘현지인 맛집’을 발굴하는 미식 탐험 프로그램. 연우진 외에 배우 권율, 밴드 씨엔블루 이정신이 ‘맛총사’로 한데 뭉쳤다.

데뷔 17년 차 연우진의 첫 고정 예능으로, 이날 그는 이 도전을 “일탈”로 소개했다.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있는 그대로를 꾸밈없이 보여 주려 했다는 것도 함께 전했다.

그는 “출연 제안을 받고, ‘대체 왜 나를?’이란 의문부터 떠올랐다”며 “부랴부랴 전에 방영된 파일럿을 봤는데, 내가 예능에 도전해도 좋을 첫걸음마의 요소가 보였다. 예능과 ‘다큐’의 중간 지점에 있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예능에 또 도전할 거냐고 물으신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진짜로요. 제 능력 밖의 무언가가 존재함을 이번에 느꼈거든요. 예능을 만만하게 본 건 아니에요. 하지만 막상 경험한 예능 현장은 제 생각 이상으로 치열하고, 전쟁터며, 또 날것의 느낌이 강하더라고요. ‘예능 안 해요’가 아닌, 만약 또 예능을 한다면 더 많은 용기와 마음가짐, 준비가 돼 있어야 함을 새삼 깨달았죠.”

2023년 파일럿에 이어 다시 멤버로 합류한 권율은 배우 겸 ‘예능 선배’로서 연우진 덕에 방송이 보다 풍성해졌다며,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그만의 소구점으로 꼽았다. ‘배낭여행’ 언급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냐며 동생을 다독인다.

권율은 “앞으로도 우진 씨가 예능에서 소외감 느끼고, 적응을 잘 못했으면 좋겠다. 날것이 곧 캐릭터”라며 “사람들이 잘 경청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본인 템포를 계속 유지한다.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그 모습이 엉뚱하고,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연 선생님’ 내지 ‘연 교수님’ 어떠냐”고 말했다.

연우진은 “아마 한국 돌아가서 ‘연우진 답답해’를 몇 번이고 하셨을 것”이라며 “권율 형이 그런 걸 티 안 나게 잘 이끌어 주셨다. 수평적 리더십의 권율 덕에 이 여정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