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대한조선, 상장 첫날 84% 급등…시총 3조5000억 돌파

2025-08-01     한경석 기자
왕삼동 대한조선 사업부문 대표이사가 지난 달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연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경석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대한조선(085650)이 코스피 상장 첫날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의 기대감을 입증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재현 기대감과 2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코스피 상장 첫날 공모가(5만 원) 대비 84.8% 급등한 9만2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9만9400원까지 오르며 10만 원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4%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나온 흐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5598억 원으로, 3년 전 인수 가격 대비 15배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대한조선은 이번 상장으로 약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는 이 자금을 ▲친환경 선박 기술 고도화 ▲설계역량 강화 ▲글로벌 수주 확대를 위한 마케팅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강화된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디지털화 설비 투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앞서 대한조선은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압도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국내외 2106개 기관이 참여해 총 15억 주 이상을 신청했으며, 이 중 57% 이상이 자발적으로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했다. 상반기 최고 락업 비율이 25%였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신뢰가 컸음을 입증한 셈이다.

실적 면에서도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매출 1조754억 원, 영업이익 1582억 원, 순이익 1726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는 연결 기준 매출 3077억 원, 영업이익 697억 원, 영업이익률은 무려 22.7%에 달했다. 이는 국내 대형 조선사 평균치(10~15%)를 크게 웃도는 수익성이다.

왕삼동 대표이사는 “텐덤 공법, 고연비 설계 기술, 공정 내재화를 통한 외주비 절감 등이 수익성 개선의 핵심”이라며 “중대형 탱커 시장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상태”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한조선은 최근 3년간 노무비 및 사외 외주비를 매년 줄여왔고,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7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5억 원 증가했다.

이번 IPO를 통해 대한조선은 중대형 조선 시장의 ‘리턴 매치’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009년 워크아웃을 거쳐 2022년 KHI(김광호 회장)가 인수한 지 약 3년 만에 상장에 성공하면서, 자본시장에서도 ‘턴어라운드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최대주주 KHI를 포함한 지분 77.98%는 보호예수 조건에 따라 상장 후 최소 6개월 이상 출회되지 않을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