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럭셔리·생활용품·디지털 대전환에 명운 걸었다

中 재성장 기대에 ‘후·오휘’ 프리미엄 강화 생활용품, 친환경·고기능성 중심 리뉴얼 자사몰 강화·AI 접목한 중장기 성장까지

2025-07-31     신용수 기자
중국 상하이 쇼핑몰 내 위치한 LG생활건강의 ‘더후’ 매장. 사진=파이낸셜투데이 DB

LG생활건강이 럭셔리, 생활용품, 디지털 부문에서 대전환에 나섰다. 주요 시장인 중국 시장의 재성장에 맞춰 사업전략을 다듬어 대대적인 도약을 노리는 모습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가능성에 맞춰 럭셔리 뷰티(고부가 화장품) 사업 전략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더후’ 천기단 제품군을 재단장했다. 재단장 출시 기념 행사를 중국 상하이에서 대규모로 개최하면서 현지의 인플루언서 등을 대거 초청했다.

배우 김지원의 모델 발탁 이후 더후는 지난해 광군제에서 럭셔리 화장품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브랜드 영향력이 높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었던 중국 시장 중심 재성장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백화점, 면세점 고급화 매장 확대에도 나서면서 브랜드 고급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이 큰 면세부문에서도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물량을 줄이고 중국 현지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주요 사업부문은 ▲뷰티 ▲생활용품 ▲식음료 등 세 부문이다. 뷰티 부문의 사업 비중이 약 42%, 생활용품이 32%, 음료가 26%를 차지한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친환경, 고기능성 제품 중심으로 재단장(리뉴얼)에 나서면서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생활용품은 내수 의존도가 높은 사업으로 세탁·주방세제, 섬유유연제, 위생용품 등이 포함된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부문에서 위생과 건강을 중시하는 헬스케어 기반 생활용품 중심으로 제품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유시몰, 닥터그루트 등 생활용품 내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이 확대되는 추세다.

식음료 부문에서는 코카콜라 음료의 국내 유일 공식제조·유통사라는 점을 내세워 제로 칼로리·제로 슈가 제품군 확대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사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온라인 자사몰과 여러 플랫폼을 통해 D2C(Direct to Consumer) 판매 비중 확대하고 있다. 로드샵 사업 철수에 나선 만큼 온라인 사업 확대로 실적 방어에 나서는 상황이다.

사진=AWS 서밋 서울 2025에서 선보인 AI 모델을 활용한 피부 진단 솔루션 기술,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사업 전반에 인공지능(AI)도 적극 도입했다.

올해 2월에는 LG AI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AI 모델을 활용해 물질의 용해도와 안전성을 개선한 화장품 효능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후보 물질을 찾는 데만 약 2년이 소요됐지만 AI를 활용하면 하루 만에도 가능하다.

여기에는 LG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가 활용됐다. 물질의 분자 구조 데이터를 대량으로 분석해 각 물질의 특성을 빠르게 예측함으로써 화장품 신소재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

또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 피부 장수)’ 트렌드에 맞춰 AI 기반 고효능 성분을 활용한 다양한 화장품 원료 개발을 준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며 “AI기술을 사업 전반에 접목시켜 중장기적 성장까지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