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조창현 각자 대표 선임…정태영 부회장과 투톱 체제
현대카드가 조창현 전무를 새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카드는 정태영 부회장과 조 전무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고, 미래 지향적 경영과 안정적 운영의 균형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17일 현대카드는 “조창현 전무를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조 전무는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됐으며, 30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인선 배경에 대해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서의 미래 준비와 장기적인 세대교체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 전무는 정태영 부회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경영 효율성과 실행력을 겸비한 실무형 리더로 꼽힌다.
앞서 임기를 8개월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김덕환 대표의 뒤를 이어 조 대표가 각자 대표에 오르게 된 셈이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황이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6년 간 이어온 현대카드와 스타벅스의 단독 카드 제휴가 막을 내릴 가능성도 거론돼 조 전무가 대표 취임 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조 전무는 마케팅 전략, 신용판매 기획, 고객 생애주기 관리(CLM), 금융영업 등 카드 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왔으며, 현장 경험과 전략 기획력을 동시에 갖춘 리더로 현대카드 내에서도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조직 운영 전반에 있어 꼼꼼한 관리력과 유연한 소통 능력을 발휘해온 점이 대표이사 적임자로 평가받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대카드는 2021년부터 정태영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했다. 정 부회장은 중장기 전략, 혁신 기술 도입, 체질 개선 등을 주도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함께 선임된 대표는 경영 안정화, 효율 개선, 조직 관리 등을 맡아 균형 잡힌 운영을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이원화된 리더십 체계는 최근 5년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해외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개인 및 법인 부문 모두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신용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 결제 부문에서도 업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성과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023년 기준 현대카드의 영업수익은 2020년 대비 157%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24%, 129%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연체율은 0.78% 수준으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건전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조 전무의 대표 선임을 통해 이러한 성장 흐름을 더욱 견고히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창현 전무는 다양한 사업 본부를 두루 경험하며 리더십과 실행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라며 “정태영 부회장의 비전과 전략이 조 전무의 관리 및 실행 역량과 결합될 경우, 현대카드의 중장기 성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창현 전무는 1970년생으로 서울시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카드 내 주요 본부장을 역임했다. 카드영업본부장부터 GPCC본부장, PLCC본부장, 전략사업본부장, 금융·법인사업본부장에 이르기까지 핵심 부서를 이끌며 카드 사업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쌓았다.
또한, 현대캐피탈 금융본부장을 맡은 경험도 있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간 시너지 관점에서도 적임자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조 신임 대표 선임을 계기로 각자 대표 체제의 안정적 정착과 차세대 리더십 기반 확대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혁신과 고객 중심의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