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 펀엑스포 2025 개막...日 특유의 뚝심이 만든 ‘에버그린 IP’

2025-07-17     최형주 기자
코엑스에서 펀엑스포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반다이남코 코리아(이하 반다이)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펀엑스포 2025’를 개최했다. 미디어, 게임 콘텐츠로 시작된 여러 IP를 단순 취미의 영역에서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반다이의 ‘오늘’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봤다.

코엑스 A홀까지 이어지는 대기줄.  사진=최형주 기자

오전 8시께 도착한 코엑스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매년 수십, 수백 개의 행사가 치러지는 곳이지만 펀엑스포 만큼 사람이 몰리는 날도 없다. 이날도 이른 시간부터 B2홀부터 A홀 근처까지 행사 굿즈를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 대기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시간이 넘게 행사 개막을 기다리는 관람객들.  사진=최형주 기자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어제(16일) 오후 12시부터 대기했고 30번째로 입장했다”라며 “주변에서 말하기로는 1등은 어제 오전 10시부터 20시간이 넘게 기다렸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형 건담 헤드. 사진=최형주 기자

이처럼 많은 이들이 몰린 이유는 현재 반다이의 수익성을 책임지고 있는 ‘건담 프라모델(이하 건프라)’ 때문이다. 펀엑스포에는 평소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프라모델, 피규어, 카드 등 다양한 실물 굿즈를 판매해 관련 IP 팬들에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건프라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사진=최형주 기자

그리고 현장에선 이같은 ‘팬심’을 만든 반다이의 ‘뚝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지난 1980년부터 현재까지 ‘건프라’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다.

건프라는 지난 1980년 7월 처음 등장해 46년째 전 세계 프라모델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그동안 애니메이션과 소설을 통해 다양한 ‘건담’이 등장했고 많은 기체들이 반다이의 손을 통해 프라모델, 피규어 등으로 출시됐다.

카드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사진=최형주 기자

반다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건담IP를 콘솔, PC, 모바일 게임으로 확장했고 현재는 TCG, 식품완구, 영화 등으로도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담은 전 세계적인 로봇 IP로 성장했다.

원피스 피규어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에반게리온 피규어.  사진=최형주 기자

이외에도 현장에선 ‘포켓몬스터’, ‘원피스’, ‘에반게리온’, ‘유희왕’, ‘디지몬’, ‘드래곤볼’, ‘귀멸의 칼날’, ‘헌터X헌터’ 등 유명 애니메이션 IP 제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반다이는 건담 프라모델과 피규어를 제작하며 쌓은 기술력으로 다양한 IP를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신작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사진=최형주 기자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의 게임 체험 존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은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 ‘토와와 신목에 선택받은 아이들’, ‘슈퍼로봇대전 Y’ 등의 게임 체험이 준비됐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건프라 조립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이색 체험도 준비됐다. 건프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현장에서 직접 프라모델을 만드는 체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또 반다이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건담 카드 게임’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많은 관람객들이 찾은 행사장 내부 모습. 사진=최형주 기자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이번 행사를 위해 어제 오후부터 현장에서 대기했고 오늘 100만원이 조금 넘게 프라모델과 피규어를 구입했다”라며 “프라모델과 피규어에 많은 시간과 돈을 쓰고 있지만 아깝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건담과 신한카드의 콜라보도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형주 기자

펀엑스포 현장을 직접 돌아보며 반다이, 닌텐도 등 유명 일본 기업들의 캐릭터 IP 사업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자체 개발한 IP를 애니메이션, 게임 출시에서 그치지 않고 늘 프라모델과 피규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다양한 IP를 활용한 프라모델, 피규어 전시품이 가득했다. 사진=최형주 기자

반다이는 단순한 몸집 키우기가 아니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이라면 누구라도 ‘가치’를 느낄 수 없는 제품과 서비스로 ‘에버그린(Evergreen) IP’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많은 관심을 받은 PG 언리쉬드 뉴건담.  사진=최형주 기자

최근 국내에서도 게임, 애니메이션 IP 사업이 열기를 띠고 있다. 수년 내로 건담, 포켓몬, 원피스 등에 견줄만한 토종 IP가 등장할 수 있길 바라본다.

파이낸셜투데이 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