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카드 압수수색…‘홈플러스 ABSTB 사태’ 수사 본격화

2025-07-14     한경석 기자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이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와 관련해 롯데카드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건과 관련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카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대규모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판매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ABSTB는 기업이 미래에 받을 돈(카드 매출, 외상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단기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허위 또는 기만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다수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수사팀은 홈플러스의 자금 조달 구조에 롯데카드가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를 핵심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롯데카드와의 거래를 확대하며 ABSTB를 발행했고, 이 과정에서 롯데카드가 고의적으로 투자자 피해를 방조하거나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2020년부터 납품 대금을 카드로 결제한 뒤, 소비자에게 물품을 판매해 들어온 대금으로 카드 대금을 상환하는 방식의 외상거래 구조를 운용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홈플러스에서 받을 채권을 담보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시장에 판매했다.

홈플러스와 롯데카드는 2022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를 통한 홈플러스 결제액은 2022년 1264억원에서 2023년 7953억원으로 약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롯데카드가 홈플러스의 재무 위험을 인지하고도 채권 발행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채권 피해자들은 앞서 1일 법무법인 로백스(LawVax)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서울중앙지검에 롯데카드를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약 2주 뒤인 14일 본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앞서 3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이로 인해 롯데카드는 약 6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회사 측의 배임 책임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지분 59.83%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검찰은 롯데카드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과 재무위기 정황을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증권 발행 구조에 직접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도 앞서 3월 롯데카드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홈플러스에 유리한 기업카드 한도나 거래 조건을 적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역시 수사 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