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LA지점 신설…17년 만에 북미 채널 추가

2025-07-14     한경석 기자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이 17년 만에 북미 금융시장에 새로운 현지 채널을 추가하며 글로벌 전략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낸다.

하나은행은 8월 미국 현지 법인인 Hana Bank USA를 통해 LA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14일 전했다. Hana Bank USA가 지점을 신설하는 것은 지난 2013년 브로드웨이 내셔널뱅크(Broadway National Bank) 인수 후 처음이다.

이번 LA지점 개설은 미국 내 최대 한인 거주지인 캘리포니아주를 기반으로 리테일 금융과 SOHO(소규모 자영업자) 대상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Hana Bank USA는 기존에 뉴욕 본점과 뉴욕지점, 플러싱지점을 통해 주로 동부지역에서 리테일 및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해왔다.

하나은행은 과거 외환은행 시절 뉴욕·LA·시카고·시애틀 등 미국 내 주요 도시에 총 5개 지점을 운영했으나, 2003년 론스타에 인수된 이후 미국 금융당국의 규정에 따라 16개 전체 미국 네트워크를 철수한 바 있다.

이번 LA지점 개점은 단순한 물리적 영업채널 확장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계, 현지 핀테크·스타트업과의 협력, 한인 교포 및 현지인을 위한 특화 금융상품 출시 등 다양한 전략적 확장을 수반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북미시장 내 또 다른 축인 캐나다에서도 기존 7개 지점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동산 대출에 집중해 왔으며, 앞으로 기업대출과 IB 신디케이션 대출 부문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스템 고도화 및 인력 확충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북미 금융시장은 타 지역 대비 진입 장벽이 높다. 미국은 과거 한국계 은행에 벌금 등 규제조치를 부과한 전례가 있으며, 캐나다 역시 외국계 금융사에 대해 감독과 감사 기준이 엄격한 편이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은 미국에서 48년, 캐나다에서 44년간 영업을 지속하며 현지 금융당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미국과 캐나다 감독당국으로부터 기존의 모든 영업 제한 조치를 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파이낸스 그룹(Global Finance Group)’ 비전을 수립하고 북미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중남미 등 전 세계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5월 말 기준으로 하나금융은 전 세계 26개국에 총 200개 글로벌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 전체 수익 중 해외 부문 비중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 간 연계를 통해 해외 진출 국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물론, 현지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진출을 돕는 중계 역할도 강화할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미국은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로, 고객 니즈 대응을 위해서는 정교하고 신속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라며 “이번 LA지점 개설은 북미시장 내 입지 강화는 물론, 글로벌 톱티어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교두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