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운용, 파마리서치 중복상장 분할 정조준 “주주 피해 우려”

2025-07-02     한경석 기자
머스트자산운용 CI. 사진=머스트자산운용

머스트자산운용(대표이사 김두용)이 파마리서치의 지주회사 전환 및 인적분할·현물출자 방식에 대해 거버넌스 악화 우려를 제기하며 강도 높은 공개 질의를 이어갔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일 공개서한을 통해 “파마리서치가 설명하는 인적분할의 장점은 실제 구조인 ‘인적분할+현물출자’의 본질을 흐리는 것으로, 중복상장에 따른 지배력 강화 목적이 우선된 양두구육식(羊頭狗肉式)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코스닥 상장 의료기기업체 파마리서치는 앞서 지난달 13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인적분할과 자회사에 대한 현물출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머스트운용은 지난달 16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반대 의견을 담은 공개 서한을 발송했고, 이달 1일까지 파마리서치와 CVC캐피탈에 대한 질의에 대한 공개 답변을 요청했다.

특히, 머스트운용은 “회사가 주장하는 ‘100% 자회사는 주주권이 없어 가치 훼손’이라는 설명은 지분율 30~50% 수준의 중복상장 구조에 비해 낫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100% 자회사 구조가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리츠금융지주처럼 상장 자회사를 100% 완전자회사로 전환해 거버넌스를 개선한 사례와 달리, 파마리서치는 중복상장을 추진하며 시장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실제로 분할 발표 당일 파마리서치 주가는 17% 이상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트운용은 특히 파마리서치의 재무적투자자(FI)인 CVC캐피탈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CVC는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보유해 하방이 보호된 상태로, 일반주주와 전혀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다”며 “그럼에도 인적분할+현물출자 구조의 기획부터 동의, 실행에까지 깊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반주주의 입장에서 가치 훼손 여부를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CVC의 관점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머스트운용은 이번 중복상장 분할 구조가 대주주 지배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분할 이후 지주사(파마리서치홀딩스)의 주가가 하락하면 일반주주는 손실을 감내해야 하지만, 대주주는 지분율 확대 및 저가 증여의 기회를 갖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머스트운용은 파마리서치 이사의 친인척으로 알려진 정래승 이사가 창업한 VR게임회사 픽셀리티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픽셀리티가 적자 상태임에도 파마리서치 측과의 용역계약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형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지주회사의 인수 명분을 쌓고 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머스트운용은 ▲픽셀리티의 대주주 구조 ▲파마리서치와의 용역 계약 내역 ▲향후 지분 인수 가능성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 등 4가지 항목에 대한 세부 질의를 추가로 제기했다.

머스트운용은 “약 1.22%의 주주로서, 파마리서치가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스스로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파마리서치의 분할안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와 한국거래소의 재상장 심사,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실행될 예정이다. 머스트운용은 향후 상황에 따라 이사의 충실의무 소송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