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택 칼럼] 뜨거운 기대, 차가운 현실… 7월 FOMC의 딜레마

2025-06-30     news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7월 미 연준 통화정책결정(FOMC)에서 금리 인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월러 연준 이사를 비롯한 주요 연준 이사들이 7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듯한 언급을 내놓고 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강도가 한층 거세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서의 7월 금리 인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기대는 커졌지만,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7월 연준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다소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는 여전히 연준이 당장 금리 인하를 재개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6월 FOMC에서 발표된 연준의 미국 경제성장률과 물가에 대한 수정 전망을 보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올해와 내년 각각 0.3%pt와 0.2%pt 하향 조정되었고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0.1%pt와 0.2%pt 상향 조정됐다.

연준은 미 경제가 계속해서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인 ‘PCE물가(미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는 올해와 내년 각각 0.3%pt와 0.2%pt 상향 조정됐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기대만큼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다.

연준이 제시한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센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미 정부의 기대는 물론 시장의 기대만큼 금리 인하를 본격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망 수치는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본격화하기엔 여전히 미 경제가 충분히 냉각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시된 점도표보다 수정된 경제전망치가 더 매파적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다시 재개되고 트럼프 행정부나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려면 이 결정을 합리화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보다 안정적인 물가 흐름이나 연준 목표에 부합하는 경제지표의 확인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미국 경기가 지금보다 조금 더 냉각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그에 따른 여파로 앞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높아졌지만 지금 마주하는 경제지표나 상황은 아직 침체와는 거리가 있고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안정되었다고 확신하기도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잠재성장률 대비 실제 경제성장률의 괴리를 보여주는 GDP갭(gap)이다. 미 연준 금리와 미국 GDP갭의 궤적은 매우 밀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GDP갭은 경기로 인한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기준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연준의 정책 결정에 GDP갭이 중요한 참고지표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GDP갭은 2023년과 2024년 연속해서 잠재성장율을 크게 상회하는 경제 성장률을 시현함으로써 2000년 이후 형성된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경기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위해 GDP갭이 하락할 필요가 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GDP갭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인 GDP 갭이 얼마나 축소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연준 전망치를 대입해 보면, 하락하기는 하지만 2000년 이후 평균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내년 이후 추가적으로 축소되기보다는 유지하거나 다시 확대되는 전망이라는 점이다. 여전히 금리 인하를 본격화하기엔 미흡하다.

또 다른 걸림돌은 불확실성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연준은 매우 신중한 통화정책 결정을 이어오고 있는데 우리는 그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데 있어 상방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통화정책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 연준 위원들은 전망 불확실성이 지난 20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실업률이나 물가를 전망함에 있어 상방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 불확실성은 연준의 신중한 태도 또는 관망하는 자세를 정당화하는 이유로 소환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6월 FOMC 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그(관세) 영향을 실제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확실히 알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그때가 돼야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미 연준은 금리 전망에 대한 발언이나 상황에 대한 예측보다 상황을 지켜보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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