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치매머니’ 488조 시대…"치매신탁시장 진출 시급"

2025-06-26     박혜진 기자
류건식 RMI 보험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한국 치매신탁시장과 보험회사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치매 고령자가 증가한 가운데, 이들의 보유자산(치매머니)이 급증하고 치매신탁상품에 대한 수요 등이 늘면서 보험사도 치매신탁시장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6일 생명보험협회·RMI 보험경영연구소·보험연구원은 치매리스크에 대한 보험사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자 ‘초고령 사회, 치매와 보험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발표자로 나온 류건식 RMI 보험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치매신탁시장과 보험회사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보험사의 치매신탁시장 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건식 연구위원은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9.25%, 경도인지 장애율은 28.42%로 나타났다”며 “올해 치매환자는 97만명, 경도인지장애자는 298만명으로 치매 고령자 400만명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있다. 연간 총 국가 치매관리비용은 약 20조8000억원이며,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2220만원에 달한다.

특히 치매환자의 보유 자산인 ‘치매머니’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치매머니 규모는 ▲2023년 154조원 ▲2030년 220조원 ▲2050년 488조원으로 점차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머니는 치매 발현 후 사후 상속이 이뤄질 때까지 자산이 동결되는 자금을 말한다.

류 연구위원은 “치매 고령자 증가와 함께 치매신탁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정부도 치매신탁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치매신탁 시장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치매신탁은 고객의 자금을 금융상품으로 운용하다가 치매로 간병인이 필요할 때 병원비와 간병비 등을 지급해주는 것이다. 유언대용신탁이나 후견지원신탁 등 다양한 형태로 설계할 수 있다.

그는 “신탁 시장을 살펴보면 총 60개 신탁사 중에서 보험업권은 7개사(생명보험사 5개, 손해보험사 2개)로 미미한 수준이며, 수탁고 비중은 2%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마저도 퇴직연금 중심 금전신탁을 취급하고 있어 명시적인 치매신탁 상품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류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치매신탁 시장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구제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보험설계사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치매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치매 서포터 역할을 수행하고, 보험 본연 치매리스크 관리자로서 역할 제고를 위해 경증 치매신탁시장 진출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치매 정책의 보완적 기능으로 치매예방(헬스케어)부터 치매신탁(경증), 치매보험(중증), 치매요양(신탁잔금 활용) 서포터 등 단계별 대책을 마련하고, 마지막으로 종합재산신탁을 활용해 치매환자의 다산동결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