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성號’ 키움증권, IPO 주관 재시동…올해 마수걸이 ‘청신호’
예심 2건·예심청구 2건 등 총 4건 IPO 딜 진행
증권신고서 주요 계약건 누락으로 기업공개(IPO) 일정이 일시 중단됐던 도우인시스가 정정 증권신고서를 최종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재개했다. 이에 도우인시스의 대표 주관사인 키움증권이 잇단 ‘IPO 불발’ 악재를 끊어내고 올해 첫 IPO 완주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25일) 초박형 강화유리 제조업체 도우인시스는 IPO 재개에 착수했다.
앞서 이달 19일 개최 예정이었던 도우인시스 기업 설명회는 돌연 취소됐다. 도우인시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최대주주 간 계약 내용을 누락한 사실이 발견되자, 금융감독원이 이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면서 상장 일정이 잠정 연기된 셈이다.
누락된 내용은 뉴파워프라즈마를 비롯해 계열사 스페이스프로와 엔피홀딩스가 지난 2023년 12월 7일 당시 최대주주였던 삼성벤처투자에게서 지분을 매입했다는 주식 양수도 시 수익공유 계약이다. 구체적으로 도우인시스가 상장한 후 뉴파워프라즈마가 2029년까지 인수가의 2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경우 초과이익의 10%를 삼성벤처투자에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금감원은 “해당 내용 외에도 추가적으로 누락 사항이 없는지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고 밝혀 도우인시스의 상장 가능성에 경고등이 켜졌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대로 증권신고서 승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정 신고서는 현시점 기준 최종 공시됐고 승인 건의 경우 영업일 기준 15거래일 후 효력이 발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엄주성, IPO 재도약…커버리지와 협업해 코스피 상장
키움증권은 도우인시스의 상장 재개로 올해 첫 IPO 주관실적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IPO 불발이 이어지면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8월 이후 해당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국내 10대 증권사 중 IPO 업무를 하지 않는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 IPO 주관실적이 전무한 곳은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뿐이다.
다만, 하나증권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1조원대 IPO 성과를 냈지만,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3000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 기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KB증권과는 무려 16조2629억원 이상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은 올해 주관한 기업들 대부분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중단하는 등 연이어 상장에 실패하면서 IPO 운영 신뢰도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올 초(1~2월) 킥보드 유통기업인 아론과 드론업체 숨비 등의 상장을 주관했으나, 이들은 모두 예비심사 도중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지난해엔 에너지저장장치(ESS)업체인 에이스엔지니어링의 IPO를 주관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도전했으나, 이 회사 역시 상장을 철회하며 불발됐다. 여기에 도우인시스의 상장 일정까지 연기되면서 키움증권의 기업실사 역량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최근 디지털하이케어넷이 대표주관사로 키움이 선정됐고, 도우인시스의 상장절차가 재개됨에 따라 키움증권이 다시 한번 IPO 사업의 재도약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엄주성 키움증권 사장이 IB(기업금융) 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조만간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엄 사장은 취임 직후 IB 조직을 기업금융부문으로 격상시키고, 해당 조직의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등 리테일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키움증권은 현재 2건의 예비심사와 2건의 예비심사 신청 등 총 4건의 코스닥 IPO 딜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도우인시스와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인 제이피아이헬스케어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고,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최종 승인할 경우, 수요예측과 공모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코스닥 외 코스피 대기업 상장을 위해 커버리지와 협업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