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체크] ‘1조 대어’ 대한조선, 잔잔한 시장에 파장 일으키나

증권신고서 곧 제출…이르면 내달 IPO 본격화 조선업황 호황·실적↑·원가경쟁력↑…IPO 흥행 예상

2025-06-24     최정화 기자
사진=대한조선

대한조선이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처음으로 닻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황 개선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흥행 성적표를 받을 지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상장 요건을 충족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되었으며, 전일(23일) 신규상장 예비심사 신청이 승인됐다.

이달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최종 승인이 완료되고, 이르면 내달 중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한조선이 순조롭게 기업공개(IPO) 절차를 완주할 경우 올 하반기 첫 번째 코스피 상장사이자, 올해 다섯 번째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게 된다. 상장 후 시가총액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대표 주관을 맡으며, 공동주관사로 신영증권이 나선다.

KB증권은 이날 한국거래소에 공개된 공모총액 기준 올해 IPO 주관 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IPO 최대어인 LG CNS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현재까지 선두를 유지 중이다.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5위에 올라 있으며, 상반기 씨케이솔루션의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코스피에 상장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한조선 증권신고서는 곧 제출될 계획”이라며 “증권신고서 제출 시 공모 규모와 일정 등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영업익 전년比 349%↑…업황개선·KHI ‘신경영관리’ 도입

대한조선은 1987년 9월 설립된 수주 척수 기준 세계 조선소 20위권 중형 조선사로 원유와 석유제품운반선 등 선박 및 보트 건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수주는 21억700만달러(약 2조9118억원)로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2% 상승한 1조74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9% 급증한 158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98%로 전년(374%) 대비 큰 폭 감소했다. 이 기간 자본총계는 2219억원으로 전년(1715억원) 대비 늘었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 수주한 저가 수주물량이 대형 조선사 대비 조기 해소됐고, 고부가 친환경 선박건조가 본격 매출로 인식되면서 수익 증가 추이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최대 주주가 KHI로 변경되면서 도입한 ‘신경영 관리’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가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HI는 대한조선 인수 후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주력 선종에 집중하고 고수익 선별 수주를 이끌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 투자와 사외 제작 블록 내재화를 추진했고, 장비 가동률과 에너지 사용 관리를 통해 낭비를 크게 줄였다.

앞서 대한조선은 2009년 워크아웃에 대상에서 2014년 법정관리를 마쳤다. 이후 2022년 9월 전 모나리자 회장인 김광호 KHI그룹 회장은 한투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한조선 지분 95%를 2000억원에 인수, 최대주주에 올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조선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흑자를 넀지만, 대한조선은 국내 조선사 가운데서도 가장 큰 15%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며 “이는 2007년 전후 국내 조선업계 슈퍼사이클 시황에서는 보기 힘든 이익률 수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조선 측은 “신경영 관리 기조에 맞춰 원가 혁신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中 이슈와 정책 지원에 하반기 주가 강세 전망

조선업종이 미국 정부와의 협력 기대감과 대중(對中) 제재 등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대한조선의 IPO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한국 조선업체들의 주가는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하반기 수주 규모 측면에서는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이며, 정책적 지원과 실적 개선 효과가 연말로 갈수록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여기에 신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의지와 맞물려 강세기조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해운·조선업 제재조치 확정과 온실가스 중기규제안 채택으로 본격 개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미국무역대표부(USTR) 제재안 및 향후 발생 가능한 대중국 선박 규제 리스크로 인해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