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 新건강보험 출시 나흘 만에 한도 축소 왜
업계 최고 한도로 시장 점유율 공략 전략 “예상보다 큰 호응으로, 준비물량 소진”
하나생명이 앞서 10일 출시한 ‘하나로 누리는 건강보험’이 출시 나흘 만에 한도 축소에 들어갔다. 업계 최대 수준의 보장 설계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예상보다 빠른 판매량 증가와 함께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하나로 누리는 건강보험’의 고혈압·당뇨병·대상포진·통풍(고당대통) 진단비 특약과 골절·깁스·급여부목치료 특약의 한도를 이날 오후 6시부터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하나생명은 영업 채널에 “하나로 누리는 건강보험 출시 후 준비된 물량이 소진돼 고당대통 진단비를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골절·깁스치료비는 1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급여부목치료비는 5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번 신상품은 암·뇌·심장 등 주요 질병은 물론 시니어 질환까지 필요한 보장을 골고루 담은 상품으로 100여개 특약을 맞춤형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강보험 점유율 확보를 위해 하나생명은 타 보험사 대비 높은 보장한도를 설정하고, 설계사 시책(수수료 외 추가수당)을 높은 수준으로 책정해 시장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출시 후 시장의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GA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최대 보장한도로, 업계 누적(동일 보장으로 가입할 수 있는 최대 금액)도 없는 담보라는 점 때문에 최근 계약 건수가 많았다”며 “영업 채널에선 갑자기 한도가 축소돼 혼란이 있을 수 있어 하나생명에 판매 기간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하나생명의 상품은 ‘보험상품 보장금액 한도 산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최근 과열된 보험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올해부턴 보험사가 상품 개발 시 보험계약자의 도덕적 위험과 회사의 리스크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한도를 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하나로 누리는 건강보험’ 출시를 기념해 이벤트 형식으로 한도를 상향했는데, 회사에서 예상했던 목표 물량보다 상품이 더 빠르게 소진돼 한도를 축소할 예정”이라며 “한도 축소 시점을 미리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