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 손 뗀다…2.5조 지분 무상소각·인가 전 M&A 추진

2025-06-13     한경석 기자
시위 현장에서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의 사진. 사진=파이낸셜투데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웃돈다는 법원 조사결과에 따라 ‘인가 전 인수합병(M&A)’에 나선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보유지분 전량을 무상소각하고, 새로운 인수인의 자금 유입을 통한 회생안을 지원할 방침이다.

13일 홈플러스와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 청산가치가 3조7000억원으로 분석된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기업가치는 향후 10년간의 영업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수치이며, 청산가치는 보유 자산을 모두 처분했을 때 회수 가능한 금액이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을 경우 회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지만, 홈플러스는 보유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만큼 청산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홈플러스의 자산은 약 6조8000억원, 부채는 2조9000억원으로 자산 초과액은 약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관리인은 13일 법원에 ‘인가 전 M&A’를 신청할 계획이다. 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당초 7월 10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M&A 절차 종료 이후로 연기된다.

MBK파트너스는 이에 13일 입장문을 내고 보유 중인 홈플러스 지분을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측은 “홈플러스의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는 인가 전 M&A 결정을 지지하고 지원한다”며 “이는 기존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MBK는 보유 중인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 전량을 무상소각하고 경영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인수인이 자금을 유입하면 해당 자금은 회생채권 변제에 사용되고, 부채가 대폭 감축된 상태로 홈플러스는 정상 운영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MBK는 입장문에서 대한통운, 팬오션, 쌍용차, 이스타항공 등 회생절차 내 인가 전 M&A 성공 사례들을 언급하며, “채권자, 노동조합, 정부 및 언론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로, 오프라인 유통 부진과 이커머스 전환 지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 등으로 앞서 3월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