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시대] 주주가치 제고, 숫자로 말한다…총주주환원율 69% 제시

2025-06-06     한경석 기자
글로벌 주요 시장 12개월 선행 ROE 비교. 차트=KB증권, 팩트셋

이재명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주 중심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주의 실질 수익률(ROE·Return on Equity(자기자본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주주환원율’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앞세운 정책 방향이 제시되면서, 기업의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6일 임상국,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의 ‘코스피 ROE 상승 위한 주주환원율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주주수익률(12개월 선행 ROE 10.2%)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 총주주환원율은 6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4년 평균 총주주환원율인 38%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또한, 총주주환원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연평균 이익성장률이 기존 3.2%에서 6.5%로 개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앞으로 주도할 주주환원 확대 정책은 기업가치 상승과 자본시장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당을 중심으로 상법 개정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상법 제382조의3에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을 강화해, 이사회가 경영 판단 시 일반 주주의 이익도 고려하도록 법적 책임을 명문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 개정이 현실화되면, 일반주주와 지배주주 간의 이해상충 문제 해소와 함께 기업의 순자산가치(NAV) 부각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KB증권은 이번 분석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ROE 개선 전략을 제시했다.

첫 째는 한국의 연평균 이익성장률을 과거 20년 및 향후 3년 예상치 기준으로 3.2%로 고정하고, ROE 10.2% 달성을 위한 최소 총주주환원율을 69%로 계산한 것이다. 두 번째는 총주주환원율을 기존 38%로 유지할 경우, ROE 10.2%를 달성하려면 연평균 이익성장률이 6.5%까지 올라야 한다는 시나리오다.

연구진은 “성장을 장기적으로 실현하려면 인공지능 투자 등 혁신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자사주 소각 및 배당성향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ROE 개선에 보다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은 지난 20년간 ROE가 21%로 5%p 상승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8%p 하락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정부의 주주친화정책이 실현될 경우, 주식시장 전반의 거래 활성화뿐만 아니라 증권업종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한국의 낮은 ROE 원인 중 하나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라며 “미국은 총주주환원율이 평균 86%에 달했지만 한국은 38%로 최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