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금리 인하에 ‘레버리지 드라이브’…WM·IB 중심 실적 회복 노린다

대형 증권5개사 하반기 지배순이익 4조원대 한투證 '발행어음'…삼성證 'WM' 강점

2025-05-26     최정화 기자
대형 증권사 올해 1분기 RP, ELS, 발행어음 등 주요 조달 현황. 자료=각사, SK증권 재구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로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하반기 증권업 업황이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금리 하락에 따른 조달비용 축소와 함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 개선이 맞물려 대형 증권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 5개사의 합산 기준 올해 지배순이익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4조6496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증권사의 올 하반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손익도 5사 합산 기준 지난해보다 6.1% 늘어난 2조6378억원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성이 증가한 데에는 금리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로 증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대형 증권사의 예탁금 및 신용잔고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WM(자산관리) 부문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돼 펀드와 신탁,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어음 등 증권사 금융상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퇴직연금 실물 이전 등 증권 상품의 접근이 용이해진 만큼 고위험·고수익 자산 이동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IB 부문도 금리 하락으로 인해 ▲기업의 조달 활동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올 하반기 5사 합산 기준 1조5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구조화금융도 조달비용이 축소되면서 해외 부동산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한 건전성 부담이 줄어든 반면, 신규 딜이 확대됨에 따라 등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조화금융은 발행자가 자금조달과 운용, 위험 관리를 위해 금융상품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화한 것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은행업종은 건전성 우려가 지속되는 반면, 증권업종은 대형사 기준 건전성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브로커리지와 채권 운용 등에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중소형사 등 플레이어들이 이탈하면서 IB 부문에서도 우량한 딜 중심으로 PF 신규 취급이 확대되고 있어 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한투증권, 삼성증권

◆ 하반기 증권업 반등 기대…한국투자·삼성증권 ‘밸류업 전략’ 본격화

대형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업황 회복기를 틈타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해 이익 개선 폭을 높여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SK증권은 증권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발행어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금융지주)과 WM 등 리테일 부문의 강점을 보유한 삼성증권에 대해 중점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최근 보험사 인수 의지를 밝히면서 증권업에 치우친 사업구조의 다각화와 자산규모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룹사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에 관심 갖고 살펴보는 단계”라며 “그간 진행해본 적 없는 사업이고, 매수·매도측 의견이 모두 일치해야 하기에 정확한 인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WM 사업을 기반으로 고액자산가 등 고객을 통해 브로커리지와 이자수익, 금융상품 판매수익 등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이에 삼성증권은 리테일 고객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초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인프라를 강화하고 ▲핵심고객을 특성별로 나눠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중장기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국내외 다양한 상품 공급과 워크플레이스(Workplace)WM 등 기업의 성장 단계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연계영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