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유일’ 롯데면세점, 김동하 취임 후 첫 성적표…체질 개선 효과
7개분기 만에 흑자 전환…영업익 153억원 따이궁 대신 개별·단체 관광객 집중 나서
롯데면세점이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며 수익성 반등에 성공했다. 2년간 이어진 적자 흐름을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말 취임한 김동하 대표의 고강도 구조조정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따이궁 거래 중단과 동시에 외형은 축소되고 있어 올해 외형 성장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했다. 줄곧 영업손실을 이어 오다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51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큰 폭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신라(-50억원), 현대(-19억원), 신세계면세점(-23억원)이 모두 적자를 낸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이번 수익성 개선에는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의 체질 개선 작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롯데그룹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오프라인 쇼룸 ‘나우인명동’ 철수를 시작으로 올해 초 따이궁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냈다.
따이궁은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대량 구매해 중국, 동남아시아로 유통한다. 국내 면세점은 따이궁에게 수수료 40~50%를 환급하는 조건으로 물건을 판매했으나 고환율, 소비 침체 여파로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롯데면세점은 단체·개별 관광객 유치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글로벌 점포 재편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월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 영업을 종료하고, 이달 말에는 베트남 다낭 시내점과 호주 다윈 공항점은 계약 만기에 따라 영업 종료를 앞두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의 주류·담배 사업권은 2029년까지 연장하며 전략적 거점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진행 중이다. 이 일환으로 롯데면세점 부산점은 기존 롯데백화점 부산점 7층과 8층에서 운영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7층을 정리하고 8층 매장만 운영하는 방식으로 점포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다만 외형 성장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따이궁이 롯데면세점에서 5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올해 거래를 중단하면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어든 636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단체·개별 관광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마케팅 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GT팀(단체 관광객), FIT팀(개별 관광객),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하는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단체·개별 관광객, VIP 고객 등 고객 유형별 전략을 통해 수요 다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고환율,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하반기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적 무비자 입국이 본격화되면 단체관광객 증가에 따른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