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가 닮고 싶은 CEO-창업]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파이낸셜투데이와 리서치 전문기업 서던포스트가 공동 기획한 ‘미래세대가 닮고 싶은 CEO’는 전국의 2030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주요 19개 업종과 오너&창업&여성 부문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선정했다. 주요 19개 업종의 조사대상 기업은 에프앤가이드로부터 받은 2024년 기준 매출액 자료를 토대로 정했고, 오너&창업&여성 CEO 부문은 한국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해 설문 대상을 선정했다. (편집자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창업’ 부문의 최고경영자(CEO)로 최종 선정됐다. 박 회장은 설문조사에서 35.2%의 유효퍼센트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서던포스트 측은 “박현주 회장이 국내 자산운용 시장을 개척해 시장 활성화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으며,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불모지인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등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한 그의 개척정신과 글로벌 리더십을 반영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 회장은 국내 자본 시장 발전에 중요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엔 아시아 금융인 최초로 국제경영학회(AIB)의 ‘올해의 국제 최고 경영자상’을 수상하며 국제 사회로까지 위상을 높였다. ‘한국의 모건스탠리’, ‘샐러리맨 신화’, ‘한국 자본시장 개척자’, ‘스타 주식브로커’ 등 다양한 수식어를 동반한 그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 탁월한 사업성과로 ‘초고속 승진·최연소 임원’ 타이틀 획득
1958년 광주광역시에서 출생한 박 회장은 광주제일고등학교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투자회사를 운영하다가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거쳐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했다.
박 회장은 동원증권에서 1년반 만에 과장으로 초고속 승진했으며, 1991년 입사 5년 만에 을지로 중앙지점장을 맡으며 전국 최연소(32세) 지점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1995년 동원증권 최연소 강남본부장(이사)로 발탁되며 최연소 이사 타이틀을 꿰찼다.
이후 박 회장은 동원증권 강남본부장 이사로 근무하다가 1997년 100억원을 투자해 미래창업투자(현 미래에셋캐피탈)와 국내 최초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투자자문(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듬해엔 국내 첫 뮤추얼펀드 ‘박현주1호’를 출시한 후 ▲1999년엔 미래에셋증권을 출범 ▲2005년 SK생명을 인수해 미래에셋생명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혀 금융그룹으로의 초석을 다졌다.
2016년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회장직에 오른 박 회장은 취임 당시 2년 후 해외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을 실현해 2018년 미래에셋증권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은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에게 국내사업을 일임하고, 그해 3월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비상근회장을 맡아 같은해 5월 경영전략 고문(GISO)으로서 해외사업에 집중했다.
◆ 국내사업 반열 올리고 글로벌 행보 ‘초고속 드라이브’
글로벌시장 개척을 본격화한 박 회장은 현지법인 설립과 함께 해외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였다.
박 회장은 2018년 미국 글로벌엑스 인수를 시작으로 ▲2022년 호주 운용사 글로벌엑스오스트레일리아 ▲2023년 로보어드바이저스탁스팟과 유럽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조성사 GHCO 등 인수 ▲지난해엔 박 회장의 숙원이자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마무리했다.
미래에셋그룹은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2003년 국내 처음으로 해외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 법인을 출범시킨 후 미국과, 캐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했다.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 11개국에 진출해 있고 ▲해외법인 17개사 ▲현지사무소 3개소 등을 보유 중이다.
박 회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해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지역별 특성이 맞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글로벌 신성장 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 해외사업 ‘결실’…글로벌 선봉장 ‘역할 확대’
박 회장이 글로벌사업에 대한 강한 집념으로 해외사업을 빠른 속도로 전개한 결과, 주가와 실적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해외법인과 연금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됐고, 주가는 올해에만 60%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25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8% 증가한 3462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13% 상회했다.
특히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을 기반으로 한 해외주식 위택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수수료 수익이 각각 1012억원과 784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을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안정적인 수익 실현을 이끌었다.
해외법인 세전이익도 1196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이어 ▲선진 시장에서의 실적 증가와 인공지능(AI) ▲혁신기업에 투자한 자기자본투자(PI) 포지션의 밸류에이션 상승 등이 주효했다. 각 해외법인별 특화 전략을 기반으로 WM(금융상품판매)과 트레이딩 전략 역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은 지난해 945억원 세전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지 클리어링 라이선스를 보유한 유일한 국내법인으로서 안정적인 미국 주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외신용도를 기반으로 ETF 관련 세일즈와 트레이딩 비즈니스에서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기준 자기자본 약 12조2000억원 중 약 40%가 해외 사업에 투자돼 있다. 해외 법인 자기자본은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 법인에서는 세전이익이 94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엔 지난해부터 출범한 미래에셋쉐어칸과 함께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을 레버리지 삼아 미국법인과 함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의 투자 철학을 기반으로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이 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며 확장성이 있는 사업으로 판단되면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에셋그룹이 추구하는 글로벌 경영 기조를 유지해 금융그룹 해외진출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