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리더탐구] 김학재의 귀환…안국저축銀, 154억 자본 확충해 반등 시도

2025-05-12     신수정 기자
안국저축은행 본점. 사진=카카오맵 캡처

국내 은행들이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비대면 등 디지털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최근 은행업권의 성장이 돋보인다. 이 같은 성장 이면에는 은행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이 뒷받침된다. 파이낸셜투데이는 각 은행마다 현 은행장들의 지나온 발자취와 임기 동안의 경영 실적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김학재(59) 안국저축은행 대표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2007년 2월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안국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했던 김 대표는 2023년 9월 19일 대표이사로 재선임돼 내년 9월 19일까지 안국저축은행을 이끈다.

안국저축은행은 서민금융의 편의를 도모할 목적으로 1983년 5월 설립됐으며, 권희철 상임이사를 최대주주로 둔 오너 소유 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61억2300만원이며,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에 본점을 두고 상호저축은행업법과 감독규정에 따른 대출 및 예금업무 등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권희철 64.54%(79만408주) ▲권성기(아들) 21.85%(26만7581주) ▲권주한(손자) 8.80%(10만7780주) ▲권주영 2.40%(2만9441주) ▲최영미 2.40%(2만9441주)로 구성됐다.

◆ 재선임된 전문경영인 김학재, 첫 경영과제 ‘건전성’ 개선

전문경영인인 김 대표는 15년간 공들여 안국저축은행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이를 최대주주인 권희철 상임이사의 아들인 권성기 전 안국저축은행 대표가 2021년 9월부터 넘겨받아 운영했다. 그러나 건전성과 경영지표가 크게 악화돼 2023년 9월 책임지고 자리를 물러났다.

당시 저축은행 업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타격이 전반적으로 확산된 시기로, 경영 악화가 이어진 안국저축은행은 지난해 연말 금융위원회로부터 자산건전성 4등급(취약)을 부여받으며 경영개성권고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2018년 1월 이후 6년 만에 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 형태의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진 사례라 업계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경영개선권고’는 재무건전성이 악화해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금융회사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조치인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수위의 경고조치다.

안국저축은행은 금융위로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에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의 자산건전성 지표 관련 경영실태평가(경영평가)에서 4등급을 통보받은 것에 따라 이러한 적기시정조치가 부과됐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사의 건전성이 악화돼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병합, 영업 정지 등 적절한 경영개선조치를 하도록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조치다. 재무 상태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3단계로 분류된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으면 해당 금융사는 건전성 개선방안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또 안국저축은행이 무리없이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선 경영개선권고 이행 기간(6개월) 내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 이는 권 전 대표의 후임으로 2023년 9월 안국저축은행 대표로 재선임된 김 대표의 첫 경영 과제로 꼽힌다. 안국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말 15.6%로 지난해 9월 말(24.8%)보다 낮아져 개선세를 보였다.

◆ 후순위 사모사채 발행, 유상증자 단행…자본 확충에 주력

김 대표는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직후 후순위 사모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실시 등으로 자본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경영개선권고 조기 종료를 목적으로 경영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국저축은행은 최근 2년간 40억원(2023년 9월), 50억원(2024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특히 최근 증자에 최대주주인 권희철 상임이사가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지난해 7월 안국저축은행이 발행한 64억원 규모 후순위 사모사채를 전액 인수한 바 있다. 종합하면 자본 건전성 제고를 위해 총 154억원의 자금을 들인 것이다.

특히 후순위 사채 발행은 예수금에 대한 지급이자율보다 높은 이자가 부담돼 선호되지 않지만, 손실을 감내하고라도 완충 자본 확보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부실채권을 상·매각해 NPL 비율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겠단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