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ELB 발행 확대…보수적 운용 강화 속 ‘톱10’ 진입 노린다
신영증권이 최근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 사실을 잇따라 공시하며 파생상품 운용에 보수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H지수 기반 ELS 판매 위축에 이어 최근 테슬라·엔비디아 등 해외 종목 주가 급락으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ELB 발행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영증권이 이달 청약을 발행 또는 예정인 ‘플랜업 ELB’는 14종목으로 총 발행금액은 1809억2868만원이다. 신영증권 플랜업 ELB는 ▲삼성전자 보통주 ▲코스피200지수 ▲S&P500인덱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올해 3월 ELB 22종목에 대한 공모금액 916억7158만9360원을 발행, 점유율 5.8%를 기록하며 5위에 등극했다. 다만, 5월은 발행 종목이 1건만 인식돼 있어 7위로 내려갔으나, 이달 발행 예정인 ELB 13건이 대기 중이라 상위권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YTD) ELB 점유율은 발행금액 기준 ▲한국투자증권(19.4%) ▲삼성증권(14.5%) ▲하나증권(11.9%) ▲대신증권(8.3%) ▲미래에셋증권(6.0%) ▲키움증권(5.5%) 등 순이다.
신영증권은 그동안 ELB 점유율 ‘톱10’에 든 적이 없었으나,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톱10 진입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ELB 상품은 증권사의 신용도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신영증권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AA-(안정적)로 평가돼 ‘투자 적격’에 해당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B는 증권사가 신용으로 발행하는 수익증권이기에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설계됐다”며 “요즘처럼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증권사들이 ELS 대안으로 ELB 발행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ELB 조달 규모 커 이익변동성 내재
신영증권은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와 ELB, ELS 등 금융상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국채 및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영증권이 손익구조 측면에서 채권운용과 ELB·ELS의 조달 규모가 큰 편이기에 금리 변동에 따라 회사 이익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령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이자율에 영향을 미쳐 비용이 증가하고 회사의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신영증권은 손익구조 측면에서 ELB·ELS의 조달 규모가 커 금리에 따라 손익 변경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한, ELB 특성 상 기초자산의 가격변동과 연동돼 있어 발행인(신영증권) 신용도와 관계 없는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위험 ▲권리내용의 조정 ▲조기상환 위험 ▲중도상환 위험 등으로 투자원금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자율 스왑(IRS) 등으로 금리 변동에 의한 손실을 줄이고 있으며, 채권 이자수익과 자산관리 수익 등이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