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지분 과반 인수…“신용도 영향 제한적”
교보생명이 에스비아이저축은행(SBI저축은행) 지분 과반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거래가 양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4월 28일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약 1억5614만주)를 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인수는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58.7%에 달한다.
이번 거래에도 SBI홀딩스는 전체 지분에 대한 경제적 권리(경제적 지분) 70%를 유지한다. 이에 따라 향후 배당 등 이익 분배는 경제적 지분에 따라 조정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 금융1·2실은 이달 의견서를 통해 “교보생명의 신용등급(AAA/안정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회사 확대에 따른 지급여력비율(RBC) 변동성과 자금 소요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밝혔다.
2024년 말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164.2%, 경과조치 후 220.8%로 집계됐다. 지급여력비율은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처럼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자본건정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신평은 “SBI저축은행 지분 취득으로 지급여력비율이 다소 하락할 수 있으나, 연간 이익창출규모,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규모, 자본성증권 발행여력 등을 고려할 때 지급여력비율 하락에 대한 대응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SBI저축은행에 대해서도 현 등급(A/안정적)을 유지했다. 한신평은 “지배주주가 변경되더라도 교보생명보험과 SBI저축은행의 규모 차이, 신용도 차이를 고려할 때 교보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배당정책, 재무구조 변화 등을 주의 깊게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 인수나 유상증자 등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신평은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해 보험 외 금융업 자회사 확대를 추진하는 중이고, 그룹 내 지배회사로서 자회사 인수 및 유상증자 등과 관련한 추가적인 자금소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지배구조 변화와 더불어 자금 소요에 따른 부담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인수 기업인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 5%, 고정이하여신비율 6.4%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말 당시 연체율은 1.4%에 그쳤는데 매년 꾸준히 높아졌다. 이와 함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고, 2021년 2.9%에서 매년 하락세를 보여 교보생명 인수 후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