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도 상장 철회…IPO 시장 한파 장기화 조짐

2025-05-03     최정화 기자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롯데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철회했다. 기업공개(IPO) 완주를 목표로 몸값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기관투자자 참여 부진으로 결국 상장에 실패했다. 앞서 케이뱅크에 이어 최근 올해 빅딜로 꼽혔던 DN솔루션즈도 해외 기관 투자자 참여 저조로 상장을 포기해 IPO 시장 투심이 얼어붙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잠정 연기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신고서에서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회사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24∼30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밑돈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 참여가 부진한 주요인으로 ▲경쟁사 대비 기업가치의 고평가 ▲중복상장 이슈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부진 등이 지목된다. 

당초 롯데글로벌로지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1500∼1만3500원이며 공모 예정액은 1718억∼217억원이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원으로 추산됐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며 KB증권이 공동주관사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시기를 다시 조율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한편, 중장기 전략과 투자는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베트남에 자동화·콜드체인(냉장·냉동물류) 물류센터 건립과 배터리 물류를 강화를 위한 동유럽 물류 허브 구축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이집트에는 EPC(설계·조달·시공) 물류를 주력으로 하는 신규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차전지와 수소, 암모니아 등을 운송하는 특화물류와 신선물류 시장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익·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