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풍향계] 대어 놓친 미래에셋…KB증권 1위 ‘굳히고’, 삼성증권 한단계 ‘업’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 빅딜로 꼽혔던 DN솔루션즈의 상장 철회로 역전 기회를 놓쳤다. 미래에셋증권은 KB증권이 LG CNS 이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딜이 뜸한 시기를 틈타 DN솔루션즈 대표 주관으로 상반기 주관 실적 1위 자리를 노렸으나,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KB증권의 IPO 주관 1위 자리는 더욱 공고해졌고, 근소한 차로 미래에셋증권을 뒤쫓던 삼성증권이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 IPO 주관실적은 ▲KB증권(1조2658억6800만원) ▲미래에셋증권(2778억300만원) ▲삼성증권(2430억5000만원) ▲한국투자증권(1185억원) ▲NH투자증권(1135억1800만원) 등 순이다.
1위 KB증권과 2위 미래에셋증권 간 실적차는 무려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다만, 글로벌 3위 공장기계 제조업체인 DN솔루션즈가 공모밴드 하단에 공모금액을 확정하더라도 1조원을 넘어선 규모라 1위가 바뀔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었다.
DN솔루션즈의 당초 공모가 희망 밴드는 6만5000~8만9700원으로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가 확정될 경우 공모금액 1조5731억원이 확보해 LG CNS(1조1994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DN솔루션즈가 미국발 관세 정책 강화 우려 등으로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 잡기에 실패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에 2위 자리 내줄 수
미래에셋증권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을 완주할 경우 IPO 주관실적 2위 자리를 삼성증권에 내주고 3위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DN솔루션즈의 갑작스런 상장 철회로 미래에셋증권이 선두를 탈환할 것이란 시장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이달 상장사는 ▲나우로보틱스(8일, 대신증권) ▲오가노이드사이언스(9일, 한국투자증권) ▲원일티엔아이(9일, NH투자증권) ▲로킷헬스케어(12일, SK증권) ▲이뮨온시아(19일, 한국투자증권) ▲롯데글로벌로지스(21일,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달바글로벌(22일, 미래에셋증권) 등 총 7개사다.
이중 코스피 상장사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달바글로벌 2개사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뷰티 브랜드 ‘달바’를 운영하는 달바글로벌의 대표 주관을 맡는다. 달바글로벌의 공모가 범위는 5만4500~6만6300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은 356억~434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달바글로벌 상장으로 이달 약 400억원 주관실적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1일 상장을 앞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을 바짝 쫓고 있는 3위 삼성증권과 조금 뒤쳐쳐 4위에 안착한 한국투자증권이다. KB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공모 예상 금액은 1718억∼2017억원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이번 상장 절차를 완주할 경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1000억원가량의 주관실적을 쌓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내 바이오 기업인 인투셀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품 업체인 파인원 등을 대표 주관할 예정이다. 또한, 뉴로빗과 지투지바이오, 제노스코 등의 상장예비심사 통과가 마무리되면 주관도 맡아 빠른 시일 내 IPO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올 1분기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등을 주관하며 IPO는 양호한 수준으로 IB부문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 예상된다”며 “연결 기준으로 북미 지역의 벤처캐피탈과 대체투자 딜 소싱을 전담하고 있는 뉴욕 현지 법인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