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1분기 호실적에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곳간서 인심”
KB금융지주가 2025년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전격 발표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KB금융의 투자의견 ‘매수(Buy)’와 각각 목표주가 12만원(NH), 11만5천원(하나)을 유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정에 없던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현재 부진한 주가 흐름을 고려해 향후 주주환원 물량 일부를 선제적으로 이행한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KB금융은 전날 공시를 통해 ▲1분기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67% ▲2025년 현금배당총액 1000억원 증액(1조2400억원→1조3400억원) ▲2분기 자사주 3000억원 매입·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하반기 예정된 주주환원 일부를 앞당긴 것으로, 탄탄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주가 부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지배순이익은 1조6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전 분기 대비 148% 급증하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돌았다.
또한,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조달 가격 재조정(리프라이싱) 효과로 3~4bp(0.03~0.04%) 개선됐고,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파생상품, 외환 및 보험 부문 호조에 힘입어 약 1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다만, 경기 둔화 및 홈플러스, 해외부동산 관련 충당금 반영으로 대손비용률은 전년보다 15bp 상승한 53bp(0.53%)를 기록했다. 그룹 대손비용은 656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정욱 하나증권은 연구원은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제목의 KB금융 보고서를 내고 “은행 대출 성장과 NIM 개선, 비이자이익 급증, 타이트한 비용 관리 등으로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며 “카드 연체율 상승 등 일부 우려 요인이 있으나, 4월부터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분기 13.67%로 전 분기 대비 14bp 상승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CET1 비율이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5500억~6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연간 주주환원율은 50%에 달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그룹으로 국민은행을 비롯해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생명보험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업계 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더멘털과 자본력을 보유해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성장 기반 구축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이후 캄보디아 프라삭, 인도네시아 부코핀 등 해외 리테일 금융사를 연이어 자회사로 편입하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추가 취득이 선제적 실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반기CET 1 비율에 따른 추가 발생 규모에 대한 부담을 현실적으로 줄여주는 측면이 있으며 그만큼 회사측에서 CET1 관리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CET1비율만 양호하다면 주주환원율 확대가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