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한국투자, 생보사 인수 드라이브…마지막 남은 변수는
우리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가 생명보험사 인수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주력 계열사의 수익 의존도가 90%대에 달하는 두 금융지주는 생보사 인수를 계기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한국투자금융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을 각각 인수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씩 각각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약 1조5500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지불한 우리금융은 계약일로부터 1년이 되는 올해 8월 이내 인수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중국 다자보험에 계약금 10%(1549억원)을 물어줘야 한다.
앞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730억원을 포함해 2000억원에 달하는 부정대출, 금융사고 발생 이후 보고·수습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실패 등으로 금융당국 심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금감원) 정기검사 후속으로 이어진 경영실태평가(경영평가)에서 자회사 편입 승인이 불가능한 3등급으로 하향한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대한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최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카디프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 자문기관으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자문사가 결정된 만큼 통상 한 달 가량이 소요되는 매물 분석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금융은 프랑스계 생보사가 보유한 BNP파리바카디프 지분 85%와 신한은행이 가진 나머지 지분 15%까지 100%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장에서 전망하는 카디프생명 인수가격으로 1500억원 내외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보험업 진출 없던 금융지주사, 인수로 공백 메운다
두 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에 나선 배경은 극단적으로 편중된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은행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에 대한 당기순이익 의존도가 94.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중심의 한국투자금융도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순이익 의존도가 81.7%로 영업 개시 초반 50~60%대보다 높은 의존성을 보이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에 앞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대한 니즈도 크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에서, 한투금융은 비은행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업 포트폴리오가 없다.
또 대내외 경기 침체와 환율 변동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큰 영향을 받는 은행, 증권보다 보험사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보험사 인수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외국인 기관투자자(투자자)를 만나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보험사 인수 등 금융그룹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역시 지난달 28일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사 인수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